'등대 못 찾는 세월호법' 여·야 대립에 국회도 운항 멈췄다

▲ 다시 팽목항으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19대 국회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1일 100일간의 일정으로 문을 열었지만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으로 향후 의사일정 합의도 하지 못한 채 정기국회 일정마저 '올스톱' 됐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와 세월호 가족대책위측의 3차 회동이 성과없이 끝나 당분간 별다른 진척상황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정기국회 '파행'의 책임을 야당에 떠 넘기고 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유가족이 동의하는 세월호 특별법이 합의돼야 정기국회 정상화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여야와 유가족이 한 자리에 앉는 3차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2일 전날 세월호 유가족과의 3차 면담 결렬과 관련 “여전히 '외부 조력 세력'의 '입김'으로 유가족들이 통일된 입장일 내놓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외부 조력 세력이 여럿 있는 것 같다. 유가족들의 통일된 입장이 뭔지가 판단이 어렵다”며 “조력하시는 분들과 유가족들의 생각이 어떤 것인지, 이것도 대화를 하면서 정리가 잘 되지 않아 힘들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어제 유가족과 세 번째 만남이 있었다. 30분만에 대화가 중단되고 여러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하다”면서도 “여러가지가 얽히고 설켜 힘들다”고 말했다. 또 “야당 내 의견들이 다양한 것 같은데 어떤게 야당 의견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서 “유가족이 단원고와 일반인 가족이 대립될 수 있다. 이 가족들끼리도 의견 통일이 돼 있지 않다. 대표성 문제가 있다”고도 말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어제 유가족 대책위가 간 다음 그쪽 사정에 밝은 복수의 언론인으로부터 들은 바로는 '이 기회에 특검추천권을 유가족이 갖도록 기선 제압을 위해 (파행)한 것이라는 전언을 들었다”며 “지금 이야기하는 수사권·기소권이 협상 수단이라면 대화가 안 된다. 지금처럼 새로운 주장을 마음 속에 가지고 있으면서 '우리보고 전향적으로 나서라 그렇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고 하면 대화 안 되고 정말 섭섭하다”고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일 진도를 방문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박 위원장의 진도행은 지난 5월 원내대표에 선출된 직후인 그달 17일 방문한 이래 두 번째다.

이날 박 위원장은 목포 한국병원에 들러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한 희생자 가족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팽목항으로 이동해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했다. 박영선 위원장의 이번 진도 방문이 이틀 전인 지난달 31일 문재인 상임고문의 진도행에 자극을 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28일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단식을 중단함에 따라 동조 단식을 멈춘 문재인 고문은 병원과 자택에서 휴식을 취한 직후 첫 일정으로 진도를 찾아 실종자 가족을 위로한 바 있다.

앞서 국회는 1일 오후 2시 정기국회 개회식을 개최한 데 이어 곧바로 본회의를 열었다.

지난 6월 24일 이후 69일 만에 열린 본회의다. 본회의에서는 철도 납품업체에서 6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보고했고 두 달 전 임명된 박형준 국회사무총장 임명승인안도 가결했다.

하지만 이후 정기국회 의사일정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특별법 처리가 최우선이라며 다른 법안 처리와 연계한다는 전략이다.

서울=김재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