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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樂]백제를 닮은 세계문화유산의 도시 ‘교토(1)’

그림같은 절경이 숨어있는 청수사, 연간 300만명 발길 적당할 때 만족해야… '료안지'서 나를 내려놓는 참선의 시간을

연선우 기자

연선우 기자

  • 승인 2015-08-03 15:19
▲ 일본 불교 정토진종의 총본산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니시혼간지.
▲ 일본 불교 정토진종의 총본산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니시혼간지.

백제역사지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누구보다 기뻐했을 사람은 천년전 우리문화를 일본에 전파했던 백제 도래인들이 아니었을까요. 일본이 국가라는 기틀을 마련하고 문화를 꽃피우는데는 교토라는 도시가 있었고 그 중심엔 백제인들이 있었습니다. 교토는 일본이 국가라는 기틀을 마련한 794년부터 1천년 이상을 수도역할을 해왔던 곳입니다. 2000여개가 넘는 사찰과 신사, 왕실 정원 등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17곳 지정 돼 있습니다. 세계2차대전 당시 연합군이 도쿄를 폭격 대상에서 제외시킨 유명한 일화도 있죠.

교토 천도를 단행했던 간무 일왕은 도시를 중국의 ‘장안’처럼 만들고 싶어했습니다. 그의 바람대로 바둑판 모양의 계획도시를 탄생시켰고, 그 위에 신사, 사찰, 정원들을 채워나갔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금각사, 니죠성, 텐류지 등이 그런 역사위에 탄생됐습니다. 백제인들의 혼이 숨쉬고있는 교토… 이번 사진여행은 ‘기요미즈데라’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교토여행의 일번지 ‘기요미즈데라’(청수사)


교토를 수도로 정한 간무 천왕의 어머니가 백제출신의 도래인이었습니다. 또 이곳 청수사를 세운 사람도 백제출신의 도래인이었죠. 기요미즈데라는 778년 창건된 후 소실과 재건을 반복하다 1633년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손자 이에미츠의 힘을 빌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습니다. 청수사는 이름대로 '순수하고 깨끗한 물'이라는 뜻의 사원입니다. 실제 이곳에 오면 신비의 약수를 맛볼 수 있는데, 사실 물맛보다 사찰의 전망에 넋을 잃게 되죠.




원래는 버스에서 내려 10분여를 걸어야하는데, 기온에서 택시를 이용한탓에 키요미즈자카입구에서부터 출발을 했습니다. 유명 관광지 답게 북적북적 사방이 재미로 가득합니다. 혹시 아세요? 바로 옆 산넨자카 거리에서 넘어지면 3년 안에 재앙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tip 청수사 가는길: 버스 100. 202. 206 207번 고죠자카 또는 키요미즈미치 하차. 도보 15분.)




교토는 게이샤의 도시죠, 바로 영화 '게이샤의 추억'의 촬영도시이기도 한데요, 기온에 있는 게이샤 학교인 '게이꼬' 앞엔 게이샤를 보려는 파란눈의 외국인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죠. 사진에서처럼 교토 관광지에서 만나는 기모노를 입은 여자들은 실제 게이샤가 아니랍니다.





▲ 본당 툇마루는 못을 전혀 쓰지 않고 172개의 나무 기둥으로 만들었습니다.
▲ 본당 툇마루는 못을 전혀 쓰지 않고 172개의 나무 기둥으로 만들었습니다.
경사진 골목까지 택시를 타고 와서였을까요. 한참을 걸어 올라야 닿을 수 있을것 같았는데 신기하게도 본당이 이렇게 가까이 자리하고 있었네요. 녹음에 둘러싸인 전망대가 무척이나 시원스럽습니다.

에펠탑에 오르면 에펠의 모습은 볼 수 없듯이, 청수사를 가장 멋지게 조망하려면 반대편으로 이동을 해야합니다.





#이 모습이 청수사 100만불짜리 view다?


본당이 자리한 전망대에서 왼쪽으로 조금만 걸어 나오다보면 좌우로 가파른 계단이 나오고 정면으로 작은 외길이 하나 나옵니다. 그 길따라 한 30여미터를 따라 걷다보면 사람들이 카메라 셔터소리와 함께 분주해집니다. 인터넷에서 청수사를 치면 등장하는 절경이 바로 이곳에서 펼쳐지죠. 단풍이 붉게물든 가을이었다면 꽤나 멋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수사의 절경을 봤다면 이제 이곳의 명물을 만나봐야겠죠. 이 절이 '순수하고 깨끗한 물'이라는 뜻이잖아요, 이제 신비의 약수를 마셔볼 차례입니다. 소원들 들어주는 신비의 약수인 ‘오토와노타키’앞엔 늘 이렇게 사람들로 붐비죠. ‘오토와노타키’라는 물은 수행자가 즐겨 마시던 물이었습니다. 세 줄기로 갈라져 흐르는 물은 각각 뜻이 있는데요, 건강, 사랑, 재물을 의미한다고 하죠. 세종류의 물을 모두 마시면 효혐이 사라진다고 하니 신중히 골라야겠죠?






오사카에서 일일 코스로 다녀간다면 1순위로 발도장을 찍는곳인데요, 연간 참배객 수가 300만 명을 넘습니다. 사실 청수사는 힐링을 기대하고 방문했다 엄청난 인파에 질려버릴 수 있는곳입니다. 이른 아침이나 폐장시간을 잘 맞춰 방문해보세요. 한적하게 산책하기 꽤 좋은 시간이 될테니까요.






#생각의 정원 ‘료안지’


‘정원의 돌은 15개. 그러나 어느방향에서 봐도 14개뿐…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료안지 정원은 몇년전 한 항공사 CF에 등장해 유명세를 탄 곳입니다. 교토시내 중심에서 떨어져 있지만 관광객들은 이 신비스런 정원을 찾아 끊임없이 찾아오죠.







이날 저는 아라시야마에서 란덴선을 타고 ‘묘신지’역에서 내렸습니다. 표지판도 인적도 뜸한 동네에 덩그라니 남겨졌지만 불안감은 어느새 골목탐방으로 바뀌고 말았죠.







길을 걷는데 두부가게 하나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갑자기 교토의 손두부맛이 궁금해 지더군요, 170엔을 지불하니 사장님이 한 모 먹기좋게 잘라 주십니다. 테이블도 없이 길가에 서서 두부맛을 음미해봅니다. 연두부보다는 약간 단단한 느낌인데 간장소스와 어우러져 식감이 꽤나 고소합니다.







묘안지역에서 이십여분을 걸었을까요. 인적없는 골목을 뚫고 드디어 만난 료안지. 소년이 뛰어가는 계단위에 문제의 정원이 숨어있습니다. 돌과 모래만으로 이루어진 정원에서 무엇을 얻어갈 수 있을지~ 사뭇 기대가 됐습니다.






료안지는 1450년 일본 중세시대 무인 호소카와 가쓰모토가 도쿠다이지의 별장을 개조해 지은 선종 사찰입니다. ‘가레산스이식’으로 조성된 방장 앞의 정원에는 흰 모래와 15개 돌로만 구성 돼 있죠. 인기가 많은 곳이라 자리를 잡는것 조차 쉽지 않습니다,






▲ 힘겹게 한자리를 차지하고 돌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과연 15개의 돌들이 한눈에 담아지느냐에만 집중이 됩니다.
▲ 힘겹게 한자리를 차지하고 돌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과연 15개의 돌들이 한눈에 담아지느냐에만 집중이 됩니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2~3개씩 무리지어 있는 돌들은 우주를 표현하고 있는데요 한눈에 15개의 돌이 담아지지 않죠. 한 인간이 우주 전체를 이해할 수 없으며 끊임없는 참선을 통해서 진리에 다가갈 수 있다는 선종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불완전하므로 적당할 때 만족해야 한다'이 말이 괜히 나온말은 아닌듯하네요. 갈길바쁜 여행객들에겐 참선의 길은 멀기만 합니다.






돌과의 씨름을 하고 나오면 이렇게 푸른공간과 마주하게됩니다. 규모가 작을거란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가고 말았죠. 경내 남쪽에 위치한 ‘교요치’라는 연못이 꽤나 거대한데요, 주변 오솔길을 따라 끝없이 펼쳐져있는 사색의 길을 걸어보세요. 조용히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자들에겐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 되어줄 겁니다.

바쁜 여행자들은 바로 옆동네의 킨카쿠지(금각사)와 료안지를 놓고 저울질을 하곤 하는데요, 교토는 한템포 느려야 제대로 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죠. 다음시간에는 대나무숲으로 유명한 아라시야마를 소개할텐데요, 한국과 다른듯 닮은 교토의 매력은 계속됩니다. /연선우 기자






오사카에서 교토로 이동방법

교토에서 호텔을 잡으려면 우선 오사카에서 오는 교통편부터 살펴봐야합니다. JR을 타고 오면 교토역 근처로, 한큐나 난카이전철을 이용할 땐 한큐카와라마치역근처로 호텔을 잡으세요. 칸사이 공항까지 갈 생각을 해둔다면 'JR'을 이용하세요

칸사이 여행, 패스권 파헤치기

일단 칸사이 지방(오사카, 교토, 나라, 고베)은 여행루트에 맞게 패스권을 구입해야합니다. 한국처럼 단순하지 않습니다. 일본의 철도는 크게 JR과 사철의 철도로 나뉘는데, 빠른 이동을 위한 사람들은 JR을, 느려도 저렴한게 좋다 하시는 분들은 칸사이 스루 패스를 눈여겨 보세요.
▶JR 칸사이 패스
간사이 공항에서 교토로 가시는분들, 또는 교토에서 간이공항으로 가시는 분들을 위한 패스권으로 원래는 현장가격이 2470엔인데 미리 구입을 하면 2000엔까지 저렴해집니다. (교토에서 칸사이공항으로 갈때 사용하기 위해 구입했는데,, 마지막날 후시미이나리 신사까지 JR선으로 "공짜"로 다녀올수 있었습니다)

▶칸사이 스루패스
패스 하나로 JR을 제외한 모든 교통을 자유로이 이용할수 있습니다, 오사카, 고베, 교토시내의 지하철과 버스가 무제한인데요(2일권이 3800엔, 3일권이 5000엔) 가격이 만만치 않아 본전을 뽑기가 좀 애매합니다. 오사카(경제적인 주유패스)와 교토(경제적인 버스일일권)만 여행하시는 분들은 그닥인 패스권인듯 싶네요.
▶교토 버스1일 승차권(교토 여행의 필수품?)
500엔으로 교토시내 버스 무제한. 3번만 타도 본전을 뽑을수 있습니다. 도쿄는 지하철보다는 버스가 발달된 도시라 도쿄여행의 필수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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