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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에세이]소통(疏通)과 협치(協治) 지금이라도

정진항 한남대 외래교수

정진항 한남대 외래교수

  • 승인 2016-07-25 13:40

신문게재 2016-07-26 22면

▲ 정진항 한남대 외래교수
▲ 정진항 한남대 외래교수
요즘 정치인뿐 아니라 가장 많이 회자되는 말(言)이 소통(疏通)과 협치(協治) 그리고 화합(和合)과 공감(共感)이라는 단어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이 말은 그냥 쓰기 좋은 단어가 아니요, 유식하게 보이려는 정치인들이 생각 없이 함부로 내 뱉는 말이 아니라고 본다. 말(言)은 하되 뜻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 한자의 뜻을 빌어 해석하면 먼저 소통이란? 트일 소(疏), 통할 통(通) 소통은 어떠한 것이 막히지 않고 탁 트인 마음으로 물이 흐르듯 서로가 잘 통한다는 뜻을 가진 단어를 말하며, 또한 소통이란 단어를 영어로 표현하면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으로 '함께'라는 뜻을 가진 Comm과 '하나'라는 뜻을 가진 Uni가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로 함께하고 하나가 되자는 뜻이다.

협치는 합할 협(協), 다스릴 치(治), 서로 합해서 다스린다는 뜻으로 다양한 분야의 권위자가 통치(通治)에 참여· 협력하는 뜻으로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고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과 주민, 행정이 대화와 소통을 통해 국가·사회에 필요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을 일컫고 있음을 말한다.

이처럼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러한 중요한 뜻이 담겨져 있음을 알고 이야기 하는지 일부 정치인들, 지방자치단체의 장들이 이러한 뜻을 알고 하는지 묻고 싶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제부터라도 아니 지금이이야 말로 소통과 협치의 정치가 절실한 시대라고 생각한다. 지난 5월 15일 청와대의 비서진 개편과 함께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의 발탁을 보면서 모든 일간지 기사는 '靑 인사, 소통과 협치 기대부합', '靑 비서진 개편은 소통과 협치 정치의 방점'이란 제목의 글로 논평을 내고 글을 쓴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가 하면 지난 5일 대통령이 20대 국회의장단, 상임위원장단 그리고 당 소속의원들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준비하는 가운데 여당 대변인은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당·청은 소통을 강화하고, 국회야당과도 협치를 하는 의미있는 자리라고 말했으며, 소통과 협치를 강조했던 20대 국회는 첫 대정부 질문부터 여야의 고성으로 이어지는 불통(不通)과 협작(挾作)의 구태연한 파장으로 이어졌음을 알고 있다.

소통은 공감이라는 말을 함축하고 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좋은 성품을 가지고 높은 지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무슨 일에 있어 처음부터 소통이 아닌 설득(說得)으로 이어진다면 그것은 오해를 낳게 되고 상황을 어렵게 만든다. 이제는 고집으로 정치를, 그리고 국정을 펼쳐서는 안 된다.

이번 경북 성주군의 사드(THAAD)배치 확정 후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2003년 7월 전북 부안군의 방폐장 건설을 둘러싼 갈등으로 나라를 뒤흔들었던 사건과 흡사한 일이 아닌가 한다. 당시 군수가 주민에게 감금되어 폭행당했는가 하면 주민160명이 사법처리 되었고, 부상자도 500명이 넘는 사건을 정치인들은 까마득하게 10년 전의 일을 100년 전의 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아직도 일반국민은 사드에 대해서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정치인들이 말로만 이야기하고 실천하지 못한 소통과 협치의 부재다. 국회의원들의 의견도 서로 다르다. 그러니 일반 국민들은 오죽하겠는가. 이와 같은 사드의 한국 배치 논란에 분분하던 여야 국회의원들은 사드의 경북 상주 지역 확정 후 말을 아끼는 것인지 남의 집 불구경 하고 있듯 우리 지역이 아니니까 이제 모른다는 것인지 정치권은 하나둘 뒷짐만 지고 있다.

그러는 사이 상주는 여론이 악해지고, 유언비어가 난무하며 군민들은 연일 시위로 국론이 분열될 위기다. 언제까지 우리는 이러한 일들을 되풀이 해야만 되는 것일까. 4·13 총선 후 정치권은 소통과 협치의 중요성에 대해 무수히 강조했지만 그동안 그들이 보여준 성과는 없다. 최근 보여준 옥시 가습기 살균제사태 진상조사, 세월호 특별법 재개정 등에서 나타난 이견 또한 소통의 부재라고 본다.

어느 때보다 20대 국회에 기대가 크다. 그만큼 소통과 협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는 일차적으로 말을 통하여 이뤄지는 행위다. 소통과 대화를 한다는 것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진실과 사실을 함께 찾아보자는 것이다. 소통과 협치에 대하여 대통령은 물론 그동안 여야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많은 말을 했는가. 그러한 말이 듣기 좋은 말로 끝나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여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지금이 최악의 상태가 아닌가 한다.

공감하지 않는 소통은 아무 소용이 없다. 이번 사드 사태를 상기하며 이제라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그리고 여야 정치인들은 소통과 협치를 말이 아닌 행동을 통하여 실천으로 옮겨, 소통과 공감의 힘을 느끼며 국민들에게 희망(希望)을 주는 정치를 펼치길 소망한다.

정진항 한남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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