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산 리빌딩]4. 걷기는 최고지만, 2% 부족한 곳

윤희진 기자

윤희진 기자

  • 승인 2017-04-23 10:54

신문게재 2017-04-24 1면

▲ 둔산대공원
▲ 둔산대공원


[둔산 신도시 30년]고민해보자, ‘리빌딩’(Rebuilding)

한밭수목원 야간 활용 검토, 둔산대공원 아스팔트 친환경 적용

사이언스콤플렉스 등과 잇는 제2엑스포교 등에도 ‘걷기’ 가미


대전시민으로서 가장 자랑하고픈 곳 중의 하나는 만년동과 갑천 일대다. 근처에도 살지 않지만, 찾을 때면 삶의 질이 올라감을 체감할 수 있고 행복감 또한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다.

둔산대공원을 중심으로 동쪽으로는 한밭수목원(동원)과 연정국악원, 곤충생태관, 평송청소년수련원, 천연기념물센터까지, 서쪽으로는 고암 이응노미술관과 한밭수목원(서원), 대전시립미술관, 대전문화예술의전당까지다.

시각마다 다르겠지만, 대전을 대표하는 ‘문화예술ㆍ행복벨트’로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둔산 신도시의 중심인 둔산 1∼3동, 월평동 1∼3동, 탄방동 일대에도 많은 공원이 있지만, 썰렁하다. 사람들이 물가(갑천)로 모여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람의 체온과 향기가 가득한 곳이다 보니, 문화예술과 휴식, 레저 등이 어우러질 수 있다는 게 문화예술인들의 얘기다.

그렇다고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한밭수목원 동원과 서원, 두 곳이 있다. 2005년에 조성한 서원은 울창한 숲이, 2009년 개원한 동원엔 다양한 꽃과 물도 있다. 봄과 가을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 수풀이 우거진 한여름에도 휴식을 주고, 겨울에도 운치가 있어 발길이 이어진다.

하지만, 어느 계절이건 밤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 연인들뿐이라고 해도 틀린 건 아니다.

물론, ‘수목원에도 휴식을 주자’는 의견도 많지만, 밤을 한 번 활용해보자는 의견이 적지 않다.

모 기업 관계자는 “동ㆍ식물의 생태환경에 지장을 주지 않을 공간과 시간대를 적절히 활용해 ‘레이저쇼’ 등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무빙쉘터가 있는 둔산대공원의 경우 아스팔트를 걷어내 보는 건 어떨지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 아스팔트 위에서 넘어지면 충격이 크고, 기름을 먹은 빗물이 숲이나 갑천으로 흘러들면 환경이 오염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질주본능’에 충만해 인라이너나 자전거 애호가들은 ‘말도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동한 대전시 환경녹지국장은 “그동안 문제점과 개선책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아스팔트를 철거하고 저영향개발(LID) 공법으로 새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엑스포재창조사업의 핵심인 사이언스콤플렉스와 HD드라마타운 등도 문화예술ㆍ행복벨트로 이을 필요가 있다. 다행히 갑천을 가로지르는 가칭, ‘제2엑스포교’를 건립하는 계획이 있어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자동차만을 배려한 딱딱한 다리보다는 걷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디자인과 경관을 갖췄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석우 충남대 교수(조소과)는 “공공기관과 공원, 기존의 문화거점들, 지하ㆍ지상공간 등을 잘 연계한다면 시너지를 가져오는 문화벨트를 형성할 것”이라며 “문화예술인과 도시계획 운영주체들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 허브원(동원)
▲ 허브원(동원)
▲ 습지원(서원)
▲ 습지원(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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