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박상열 "국민 삶의질 향상을 위한 측정 표준 개발한다"

최소망 기자

최소망 기자

  • 승인 2017-05-02 15:44

신문게재 2017-05-03 11면

[중도초대석]박상열 KRISS 원장

“대형 성과창출 위해 총력 기울일 것”
지난해 부원장 지낸 경험 있어 내부 소통 기대
대전 출신으로 외부 교류 문제없어



국가측정표준 대표기관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급변하는 미래에 발맞춰 대형성과 창출을 위한 연구개발(R&D)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월 취임한 박상열 원장은 KRISS가 국책 연구기관으로서 대형 연구성과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국민에게도 가깝게 다가갈 방법이 무엇인지 고심하고 있다.

KRISS는 지난 40여 년간 모범적인 표준기관으로 평가받았다.

박 원장은 이를 뛰어넘어 “KRISS 고도의 측정기술로 미래에너지, 기후변화, 대형재난 등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고 ‘제4차 산업혁명’의 정착과 발전을 돕는 측정표준기술을 개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원장은 전직 부원장 출신으로 앞으로 3년간 안정적으로 기관을 운영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인터뷰 내내 직원들에 대한 관심과 고마움을 표현해 기관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두터운지 가늠해 볼 수 있었다.

또 박 원장은 기관 최초 대전지역 출신 인사로 대외적 소통, 지역과의 교류면에서도 기대가 크다.

지난달 27일 취임 100일을 맞은 박 원장을 만나 앞으로 KRISS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취임 100일이다. 소회는 어떤가.

▲지난 3개월이 매우 빠르게 지나갔다. 그간 앞으로 3년간 계획을 담는 연구역량발전계획서를 마련하는 것에 힘을 쏟았다.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을 가다듬어 좋은 계획안을 세울 수 있었다. 도전적인 목표 설정을 과감히 수용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KRISS의 든든한 앞날을 기약하는 굳건한 토대를 같이 만들자고 기회가 생기는 대로 직원에게 내 의지와 의도를 잘 전달하도록 노력하겠다. 직원들에게 진정성을 얻고자 행동으로 입증하고 신뢰를 얻어가겠다.



-앞으로 3년간 경영계획을 말해달라.

▲KRISS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체질개선’에 경영 목표를 둘 예정이다. 늘 중요한 목표이기도 하지만 내외부 요구가 극대화된 이 시기에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국가 경제의 어려움과 함께 공적투자기관인 출연연의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비슷한 상황을 먼저 겪은 선진국 표준기관에서도 이러한 어려움이 있었다. 우리 정부도 출연연에 대한 기대와 실망이 교차해 강력한 자체 혁신안을 요구하고 있다. KRISS는 지난 40여 년간 아주 모범적인 표준기관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연구성과주의(PBS)에 의해 일부 기관기능이 왜곡된 부분이 있다. 더욱이 KRISS의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낼 수 있는 대형성과 창출 능력에 대한 갈증이 크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앞으로 3년간 기관의 정체성을 분명히 밝혀 고유임무를 충실히 달성할 계획이다. 또 국가사회에 대한 기여가 분명하게 나타날 수 있는 도전적 대형성과 창출을 만들고자 한다.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줄 수 있는가.

▲결론적으로는 연구역량을 극대화하겠다는 뜻이다. 멀리는 우수인력을 최대한 확보해 역량을 발전시키고 첨단 실험장비를 구축해 제공할 계획이다. 당장은 연구자가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 종합연구원인 KRISS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겠다. 분야 간 협업과 기술융합을 일상화해 연구역량을 끌어올리겠다. 이 같은 일이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구축하고 정비하겠다. 우선 기관 정체성의 핵심인 국제표준단위 메트롤로지(Metrology) 개발을 선도하겠다. 또 국민의 삶의질 향상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의료ㆍ보건ㆍ환경ㆍ방사능 안전 분야의 측정표준을 개발하고 보급하겠다. KRISS 고도의 측정기술을 활용해 미래에너지 문제, 기후변화 대응 문제, 대형재난 대응 문제 등 국가적 차원의 난제 해결을 지원하겠다. 마지막으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정착과 발전을 돕는 측정표준기술을 개발하겠다. 요약하면 첫째 미래형 고유임무로 전환하기 위한 도전적 연구개발(R&D) 역량을 혁신, 둘째 측정핵심 난제 연구를 통해 국가사회의 이슈 해결에 이바지, 셋째 연구몰입 환경 구축하고 이에 필요한 전문적 R&D 지원역량 강화를 위해 힘쓰겠다.



-지난해 두 명의 원장이 잇따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해 KRISS가 혼란기에 놓인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원장 공백기 동안 부원장으로서 원장직무 대행역을 수행했다. 중심을 잡고 큰 혼란 없이 원장 공백기를 잘 넘기려 조심스레 행동했다. 40년 역사를 지닌 KRISS는 잘 정비된 운영시스템이 있다. 직원 간에 서로 협조하고 금도를 지키는 좋은 전통이 있는 것이다. 시스템과 전통이 잘 어우러져 커다란 내부 잡음 없이 과도기를 잘 넘겼다. 직원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KRISS의 역할은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은 KRISS에게도 매우 중요한 화두다. 중요 전략목표 중 하나로 설정돼 있다. 우선 장파방송을 사용한 장거리 표준시 제공으로 모든 센서가 정확한 시간에 동기화돼 작동하도록 도울 예정이다. GPS의 음영지역이나 인터넷에 직접 연결되지 않은 센서는 장파방송 시간교정의 도움을 크게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분야는 해킹을 막는 암호화 분야다. KRISS가 개발한 양자 관련 측정기술을 활용해 양자정보 기술의 조기 실용화를 도와 4차 산업의 통신보안 문제가 해결되도록 하는 데 이바지하겠다. KRISS가 확보한 다양한 측정기술을 스마트팩토리 현장에 적용하는 방법도 고심 중이다. 정교한 고품질의 생산이 이뤄질 것이다. 4차 산업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는 빅데이터는 국가기술표준원과 함께 수행하는 참조표준데이터센터 사업을 발전시켜 믿고 쓸 수 있는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데 노력할 계획이다.



-대전지역 또는 대덕특구 내 타 출연연과의 교류와 소통을 위해 특별하게 구상한 것이 있는가.

▲대전출신이어서 그런지 지역동공체와의 협력에 대해 관심이 많다. 대전시가 주최하는 다양한 과학기술행사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지자체장과 지역사회 대표자를 만나 KRISS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들어보고 가능한 실천 하고자 노력하겠다. 이번 주말에는 KRISS 캠퍼스 개방이 예정돼 있다. 지역주민들이 오셔서 KRISS의 아름다운 봄경치를 맘껏 누리실 수 있다.

또 측정표준과 측정과학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의 특성상 주변의 여러 출연연과 다양한 형태로 협력연구를 하고 있다. 측정이 전제되지 않는 기술개발은 없기 때문이다. 최근 R&D 결과물의 품질보증에서 측정표준이 얼마나 중요한지 많은 분이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 때문에 협력 요청이 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이 국가측정표준대표기관의 중요한 임무라 생각해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을 해달라.

연구의 성과를 얻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또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경시하는 것은 연구기관의 본질을 무시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와 임원이 인내심을 갖고 연구원 개인의 연구역량 발전과 연구몰입 환경제공을 제공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어느 순간에 깜짝 놀랄 대형성과가 만들어지고 국가사회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확신한다.



▲박상열 원장은= 대전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화학과 학사, 미국 캔자스대 생화학분석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표준연에서는 유기생물분석그룹장, 바이오임상표준센터장, 삶의질측정표준본부장, 부원장 등을 역임했다.



대담=오주영 편집부국장(경제과학부장)ㆍ정리 최소망 기자

사진 제공=KR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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