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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로 떠나는 유쾌한 로맨틱 어드벤처…'로스트 인 파리'

  • 승인 2017-05-14 11:01

캐나다에 사는 피오나(피오나 고든 분)는 파리에 사는 이모 마르타(에마뉘엘 리바)로부터 편지를 받는다. 양로원에 들어갈 위기에 처한 자신을 구해달라는 SOS 편지다.

편지를 받자마자 커다란 빨간 배낭을 둘러메고 무작정 파리로 날아간 피오나. 이모 집에 도착해 벨을 눌러보지만 이모는 온데간데없다. 설상가상 에펠탑을 보고 흥분해 기념사진을 찍다 센 강에 풍덩 빠져버리고 배낭까지 잃어버린다.

빈털터리에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된 피오나 앞에 진짜 노숙자 돔(도미니크 아벨 분)이 나타나 자꾸 뒤를 따라다니고, 이모를 찾아 이곳저곳 수소문하던 피오나는 동네 카페에서 이모가 이미 돌아가셨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로스트 인 파리'는 이모의 편지를 받고 첫 파리 여행을 떠난 피오나가 우연히 만난 남자 돔과 함께 이모의 행적을 찾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부부 감독인 도미니크 아벨과 피오나 고든이 함께 만들고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1980년대 초반 파리에서 만난 이 커플은 함께 제작사를 설립해 작가이자 제작자, 감독 겸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알록달록한 색감이 돋보이는 영상에 흥겨운 춤과 음악, 슬랩스틱 코미디를 연상시키는 몸짓이 어우러진 영화를 만들며 자신들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로스트 인 파리' 역시 이들 영화의 이 같은 매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사고로 다리를 잃은 아내와 기억을 잃은 남편이 룸바를 추는 러브스토리 '룸바'에서 옐로와 레드, 민트와 블루가 어우러진 미술작품 같은 영화를 선보였던 이들은 이번 작품에서는 파리를 캔버스 삼아 초록색과 빨간색, 노란색과 파란색 터치를 곳곳에 활용하며 톡톡 튀는 색감의 영화를 그려낸다.

등장인물들의 과장된 몸짓이 무성영화 시절 슬랩스틱 코미디를 연상케 하는 장면들도 많이 등장한다.

피오나와 돔이 유람선 안에서 탱고를 추는 장면, 젊은 시절 무용수였던 이모와 이모의 남자친구가 벤치에 앉아 발로 추는 탭댄스 장면 등 이들 영화의 트레이드 마크인 춤 장면도 어김없이 등장해 리듬감과 생동감을 더한다.

아벨&고든 감독은 이처럼 톡톡 튀는 색감과 리드미컬한 호흡 속에서 죽음, 장례식 같은 무거운 소재도 유쾌한 터치로 그려낸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모두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루저' 같은 인상을 풍긴다. 다리 밑에서 살아가는 노숙자와 나이 든 노인 등 소외된 이들의 삶에서 자유로움과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것도 아벨&고든 감독의 특기다.

"에펠탑 바로 옆 노숙자들이 잠을 자는 곳에서 시와 아름다움과 고통을 찾아냈다"는 이 커플 감독은 "다리 아래의 파리는 아름답다. 일그러지고 손상된 아름다움인데 그래서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피오나의 여정을 따라가며 파리의 구석구석을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에펠탑,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백조의 섬, 선상 레스토랑인 바토 막심, 유명인사들이 잠들어 있는 파시 묘지 같은 관광 명소뿐 아니라 지하철역, 동네 카페, 빨래방 등 파리지앵의 일상이 담긴 장소들을 따라가며 파리의 다양한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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