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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인간은 몇 살까지 살 수 있나?

조강희 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ㆍ충남대 의과대학 교수

조강희 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ㆍ충남대 의과대학 교수

  • 승인 2017-04-25 09:40

신문게재 2017-04-26 22면

▲ 조강희 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ㆍ충남대 의과대학 교수
▲ 조강희 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ㆍ충남대 의과대학 교수
사람의 최대 수명은 최대 115세가 한계일 것이라고 추정하는 연구가 있다. 해방 직후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수명은 40대 정도였다. 이후 의학의 급속한 발전과 공급, 충분한 영양공급, 위생상태 개선 등으로 비약적으로 발전해 현재는 약 82세이다.

생명표를 기준으로 하면 실제 내 나이에서 남은 기대 여명은 평균수명을 초과한다. 60세 정년 시점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기대 여명은 24.6년이다. 70세는 16.2년이 남아있다.

한 국가의 통계상 평균수명은 젊은 나이에 사고, 질병으로 갑자기 사망한 인구까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로 건강의 성인의 경우 평균 수명을 넘어 살 수 있어서 70세의 우라나라 성인이면서 생명을 단축할 만한 질환이 없다면 평균적으로 86세 이상까지는 살 수 있을 것이다. 확실한 것은 정년을 맞은 건강의 성인의 기대 여명은 점점 증가할 것이다.

인간의 수명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의학기술은 단 10년 후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변하면서 발전하고 있다.

맞춤의료, 정밀의료, AI, 수술용 로봇, 장기생산, 새로은 백신, 재생의학 등 미래의 새로은 첨단의료기술은 지금 40세가 정년을 맞는 20년 후 남은 기대 여명을 최소한 30년 이상으로 증가시킬 것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앞으로는 정년까지 큰 병없이 잘 살았으면 대부분 90세까지 살 것으로 본다.

문제는 국민 개개인은 말 할 것 없고, 국가도 이러한 수명 증가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 대부분 현 시점에서 평균 수명과 기대 여명을 기준으로 노령인구 수를 추정하기 때문에 고령층 인구를 과소 예측한다.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결과에서 15년 후인 2026년의 65세 이상 인구는 1084만명으로 추정한다. 예를 들어 10%만 과소 예측한다고 계산하면 65세 이상 인구는 추계치보다 107만명 이상 많은 1191만명에 달할 것이고, 이는 국민연금과 각 직역별 연금, 건강보험 등 공적연금 기금을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재정을 악화시키고, 실제 적은 연금 수해도 감소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재활의학과 의사로서 정년이후 수입이 과거보다 현저하게 줄었고 그동안 벌어논 자금으로 생활하거나, 아니면 앞으로 받을 연금으로 생활하는 대부분의 60대 환자들에서 이렇게 권고한다.

환자분은 앞으로 최소한 90세, 재수 없으면 115세까지 사십니다. 남은 여생동안 조금이라도 경제적으로 보탬이 되려면 첫째는 의사를 만나지 말아야 한다. 둘째, 그러기 위해선 의사가 하는 말을 잘 듣고 반드시 지켜라.

의사 말 잘 안 듣는 사람은 결국 응급실로 온다. 가끔 안 듣고, 지키지도 않았으면서 의사에게 잘 했다고 거짓말 하는 환자는 벼락을 맞는 경우도 있다. 의사가 하는 말만 잘 듣고 지키면 다시 병원에서 안 오거나 적게 올 수 있다. 그것이 지금 환자분이 죽기 전까지 돈을 벌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앞으로는 자식도, 국가도 믿지 마라. 내 건강은 내가 지켜라. 제일 좋은 방법은 의사 말을 잘 듣고, 반드시 시키는 대로 하고, 운동을 하라고, 권고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의사의 이런 권고를 잘 안 지키고, 진료실만 나가면 바로 잊는다. 진료할 때마다 환자에게 강요에 가깝게 권고한다.

우리나라 건강 수명은 65.2세로 평균 수명에 비해서 약 16년이 짧다. 저를 포함해서 누구나 오래 살고,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의학, 기술 발전에 따라 수명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더 늘 것이다.

우리나라의 건강수명은 늘지 않는다. 이젠 평균 수명보다는 건강수명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의사로서 판단하건데 이는 개인의 몫이다. 현재도 우리나라 국가는 조기 건강검진, 운동 및 사고예방 홍보, 세계에서 가장 경제적인 건강보험제도 등 할 만큼 열심히 하고 있다. 지금보다 국가 보건, 복지 정책이 더 좋아지려면 국가 수입이 더 있어야만 지금의 대선 정국에서도 이는 주요 이슈가 아닌듯하다.

진시황이 죽기 전에 그렇게 찾으려 했던 불로초가 세상에 없듯이, 한 두가지 음식, 건강식품, 영양제로 불로장생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건강하게 만들어 주지 않는다. 내 몸을 내가 지킨다. 덜 먹고, 덜 피우고, 덜 마시고, 더 많이 움직이고, 더 운동해서 반드시 90세까지 아프지 않고 살고, 나와 같은 직종인 의사를 만나지 않기를 권합니다.

조강희 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ㆍ충남대 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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