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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지금 대한민국, ‘영웅’이 필요하다

강윤진 대전지방보훈청장

강윤진 대전지방보훈청장

  • 승인 2017-05-02 16:01

신문게재 2017-05-03 22면

▲ 강윤진 대전지방보훈청장
▲ 강윤진 대전지방보훈청장
요즘 많은 사람들은 영웅을 기대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수많은 영화를 보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초인간적인 힘을 발휘하는 영웅에 대한 소재가 많다. 할리우드(Hollywood) 영화에서는 어벤져스의 수많은 가상의 영웅처럼 우리에게도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에 대한 영화가 있었는데 일반인의 수준을 넘어선 대단한 영웅이다.

필자는 영웅을 기대하는 이 시대에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존경받는 한 사람을 소개해 본다.

그는 2차 세계대전에서 맹활약 후 제대했으나 한국전 발발 후 재입대해 유엔군 3차 반격의 견인차 구실을 하며 중부전선 60Km 북상의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11년 MSN 닷컴이 선정한 ‘역대 미국 전쟁 영웅(Famous War Heros)’에 꼽혔으며 여기에 우리가 아는 맥아더, 아이젠하워, 조지 워싱턴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한민국 태극무극훈장, 이탈리아 최고무공훈장, 프랑스 최고무공훈장인 십자무공훈장을 받았고 미국에서도 특별무공훈장 외 은성, 동성 무공훈장을 받았다.

그가 바로 김영옥 대령이다. 미국에서 시민들로부터 추앙받는 또 다른 이유를 보면 고아, 입양아, 노인, 청소년, 빈민 등 인종의 벽을 넘어 사회적 약자를 위해 33년의 여생을 바쳤기 때문이다.

그에 관한 책 ‘아름다운 영웅’에는 미국의 영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간단히 소개해 본다.

미국은 타인의 업적을 흔쾌히 인정하고 대접하는 사회로 영웅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잘 정의된 개념을 갖고 있다. 미국에는 영웅이 많으며 사실 영웅적인 사람이 많아서라기보다는 그들은 영웅을 쉽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돈을 많이 벌어 거부됐다거나, 나아가 많은 기부금을 내놓는다고 좀처럼 영웅이라 부르지 않는다.

반면에 강도를 쫓다가 목숨을 잃은 경찰관, 9ㆍ11 테러 같은 때 순직한 소방대원, 전장에서 숨져간 일등병 등 한마디로 국가나 사회가 위기에 처했을 때 피를 흘린 사람들과 같이 그들이 굳이 대통령이나 장군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영웅은 직위가 높거나 초인간적인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나서서 희생·헌신하는 사람이다.

사실 우리에게도 수많은 영웅이 있다.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보면 너무나도 급변하게 진행됐는데 일제의 침략, 광복 후 남북의 분단, 그리고 바로 발생한 6·25전쟁, 월남 파병, 민주화와 산업화에 따른 수많은 영웅이 있다. 그분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있다.

그러나 지금 누리는 자유와 평화, 경제적 풍요를 우리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한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영웅의 땀과 피와 노력의 산물이라는 것을 모르고, 많은 사람들은 이를 알지도 못하고 그러기에 감사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풍토가 우리 사회에서 영웅들을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국가보훈처에서는 지금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있기에 나라를 위해 희생·헌신하신 수많은 영웅, 다시 말해 호국영웅에 대해 감사하고 공훈을 기리고자 국가보훈을 통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그분들의 호국정신을 국민에게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우리 청에서 진행하는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대전역 호국영웅 광장에 김재현 기관사 동상, 보라매공원에 대전지구전투 호국 영웅비, 대전고에 6·25참전 유공자비 등을 건립·조성하했고 6월 호국퍼레이드, 대일보훈시상, 대전지구전투 기념식 등 수많은 선양행사를 통해 호국영웅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미국도 나라를 위해 힘쓴 호국영웅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그들은 정부와 민간이 국가유공자와 참전용사들을 위한 각종 추모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민적 관심을 불러오고 있다.

이와 관련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일화를 보자. 오바마는 아프가니스탄과의 전쟁에서 전사한 18구의 유해가 왔을 때 본인이 직접 가서 거수경례로 예를 표하고 운구식이 끝난 뒤에도 유가족을 일일이 만나 위로했다. 이러한 것들이 호국영웅에게 자부심을 느끼도록 하고 미군 스스로에게도 사기를 높여주고 있다. 세계 최고의 군사강국을 만드는 힘은 호국영웅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대통령을 비롯한 국민적 관심이 밑바탕이 되어 있지 않은가 싶다.

5월 9일이면 대통령선거이다. 저마다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이번 대선을 보며 필자는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져 주고 호국영웅을 영웅답게 만드는 국가적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국가보훈이 제대로 설 때 강한 대한민국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강윤진 대전지방보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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