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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디세이] ‘국가의 의무’와 ‘문재인 케어’

입력 2017-08-28 11:01
신문게재 2017-08-29 22면

▲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공직자란 모름지기 스스로에게 되묻고 또 되물어봐야 하는 질문이다.

대한민국 헌법에서는 국가의 많은 의무를 적어놓고 있다. 그중 오늘 말하고 싶은 것은 ‘건강권’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36조에서는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명시되어 있으며, 제34조에서는 ‘국민을 재해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사회보장 및 복지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가진다’라고 적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UN과 WHO를 비롯한 국제기구에서는 건강이 시민의 권리이자 하나의 인권적 가치로 인정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우리의 헌법에도 들어오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불행하게도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처절하게 경험한 바 있다.

꽃다운 아이들을 바다에 묻어야 했던 세월호 사건부터 온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메르스 사태까지 정부의 무능과 부패로 인한 사건·사고가 한둘이 아니었다. 결국, 사건 당사자들은 준엄한 촛불민심에 의해 법의 심판대 앞에 놓이게 되었다.

우리는 너무나 큰 슬픔을 겪고서야 국가의 의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당연한 진리를 되찾게 되었다.

지난 7월 18일, 희귀병을 앓고 있는 세 살배기 아이를 가진 아버지의 가슴 아픈 증언이 국회에 울려 퍼졌다.

“지금까지 나간 치료비는 병원비만 1억 4000만 원. 이와 별개로 의료소모품비로 매달 170만~250만원을 쓰고 있다. 정부에서 100%는 아니더라도 5%, 10%라도 부담을 줄여주면 좋겠다.”

아버지는 행여 아이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까 싶어 이름에 ‘이을’ 승(承)자를 넣어 개명까지 했다고 한다.

큰 병이나 희귀병에 걸려 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그럭저럭 산다는 사람도 순식간에 빈곤층으로 전락하거니와 집안 전체가 풍비박산 나는 경우를 우리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병원비 때문에 파산 위기에 몰린 가정이 무려 16만 가구에 달하며, 재난적 의료비 지원은 올 상반기까지 6만 3490건으로 나타났다. 멀리 있는 얘기가 아니다. 우리 이웃, 친척,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다.

돈이 없어서 치료받지 못하고, 치료비에 허덕여 굶주리는 일이 없게 하는 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가 아닐까?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는 모든 국가들이 지향하는 목표이자 의무다. 이제는 이러한 곤경에 빠져 있는 국민을 더 이상 외롭게 방치하지 말고 국가가 책임과 의무를 다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8월 10일,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를 골자로 한 일명 ‘문재인 케어’를 발표했다. 내용은 1) 현재 64.4% 수준의 건강보험 보장률을 2022년까지 70%로 높여 국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2) 저소득층 본인부담 상한액 인하, 재난적 의료비 지원 등으로 서민의 의료비 부담을 대폭 완화하겠다는 내용이다. 한마디로 국민의 ‘건강권’을 폭넓게 보장하겠다는 얘기다.

이어서 발표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 관한 여론조사를 보면(11일) ‘공감한다’는 응답이 76.6%에 달했다. 현재 국정 지지율 역시 74.4%로 고공행진 중이다.

국민이 정부를 믿어주고 오랫동안 다듬어온 정책들에 대해 공감과 희망을 품고 있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해 정부와 국회는 문재인 케어 시행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건강권 보장은 국가의 의무이고 이를 현실에서 실행시키는 도구는 문재인 케어가 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아프고 소외받는 이웃들에게 조금 더 넓고 따뜻한 마음을 가져주길 희망한다.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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