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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도시재생

신천식 도시기획가 도시공학박사·행정학박사

신천식 도시기획가 도시공학박사·행정학박사

  • 승인 2017-09-04 15:49

신문게재 2017-09-05 22면

▲ 신천식 도시기획가 도시공학박사·행정학박사
▲ 신천식 도시기획가 도시공학박사·행정학박사
도시의 주인은 누구일까? 도시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도시재생의 출발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끌어내는 과정이다. 도시는 현대인들의 삶의 현장이며 일상생활의 기반이 된다. 도시에 살고 있는 도시인들의 숫자가 시간이 지날수록 압도적으로 많아지고 있으며 전 국토의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시는 대한민국의 정치, 행정 사회, 경제 문화적 활동의 중심거점이며 주요공간이 된다. 도시는 산업화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비약적으로 성장해 왔고, 새로운 시대의 변화와 맞물리며 새로운 공간구조와 체계를 가진 유기체로 진화하고 있다. 새로운 변화의 조짐은 도시민들의 의식전환과 가치관의 변동에서 비롯되고 있다. 도시민들은 도시의 주인이 되기를 소망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자아와 개인적 특성이 존중되고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현대의 도시민들은 일방적이고 폐쇄적인 의사결정과 일사불란한 집행과정에서 겪는 소외와 무력감, 무시와 배제를 못 견뎌야 한다. 도시는 시대정신과 시대가치가 펼쳐지고 춤추는 공간과 장소가 되어야 하고, 다양한 구성원들의 소망과 기대가 조화롭게 보장돼야 한다.

최근 들어 도시에 관한 논의의 핵심주제는 도시재생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도시재생은 물리적 기반시설의 개선 및 확충,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산업화 시대의 연장 선상에서 사용되어온 낡은 도구와 수단을 활용하려 하고 있어 시대착오적이며, 실패의 확률이 높아 보인다. 현대의 도시민들은 단순한 GNP증가나 물질적 풍요보다도 사회 속에서의 삶의 질에 대한 욕구충족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생각의 범위와 한계도 지극히 미시적이며 주관적인 개인 중심주의로 전환되고 있다. 새로운 시대의 화두라고 할 수 있는 개인들의 내면적 욕구충족과 사회의 변화를 조화롭게 담아낼 수 있어야만 지속가능한 도시의 존재가 가능할 것이고 도시 재생의 목표가 달성될 수 있다.

현대인의 특성 중 하나는 유연한 개인주의와 느슨한 사회적 연대의식을 들 수 있다. 현대의 도시민들은 도시의 익명성을 기꺼이 수용하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인정받으려는 대면성의 욕구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들은 집단주의와 빛나는 전통을 때로는 무시하거나 부정하기도 한다. SNS를 통한 자신의 존재감 과시나 사회적 주요이슈에 관한 열정적 참여가 보이나, 국가기념일이나 전통명절 연휴 시 넘쳐나는 여행객들은 이러한 세태의 반영이다. 현대의 도시민들은 국가와 사회라는 전통적 개념 틀 안에서의 활동보다는 지역과 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동호회 활동에 더 열심이다. 도시는 다양한 도시구성원들의 가치와 행태, 요구와 기대를 담아내는 그릇이다. 도시의 변화를 담아내는 도시재생은 구성원들의 욕구와 지향점에 초점을 맞추어야 성공할 수 있다. 도시인들의 변화된 사고와 가치체계를 제대로 인식하고 수용해 도시재생정책에 반영할 때에만 도시재생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인들은 도시의 주인이 되고 싶어 한다. 현대인들은 세상속에서 스스로를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현대인들은 하나의 가치, 하나의 절대적 이념보다는 다양하고 다원적이며 유연한 사고체계에 익숙하다. 성공과 출세에 관한 다의적 이해와 접근도 현대인들에게는 익숙한 현실이다. 멀쩡한 직장을 그만두고 소유하고 있는 집을 팔아 장기간 해외여행을 하는 이가 박수를 받고, 지리산에서 홀로 유유자적한 삶을 즐기며 자신만의 삶을 최고로 여기는 이들을 부러워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엄청나게 변모하고 있는 현대인들이 살고 있는 도시의 변화를 담아내고 미래를 준비하려면 도시재생의 목적과 방법, 수단과 도구의 선택 그리고 내용까지도 새로운 가치와 사고를 담아내기에 적합해야 한다.

도시재생의 주체는 도시 공동체와 지역 그리고 구성원들이며, 대화와 소통을 필수로 하며, 자발적이고 주도적이며 지속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때 성공할 수 있고, 지속가능할 것이다.

우리의 도시. 후손들이 더불어 함께 살아갈 이 도시가 오래도록 이어져 우리들의 꿈과 희망이 영원히 함께하기를 기대해본다.



신천식 도시기획가 도시공학박사·행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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