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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배려와 용기있는 사회

유혜인 서일여자고등학교 2학년 3반 유혜인

유혜인 서일여자고등학교 2학년 3반 유혜인

  • 승인 2017-09-07 11:27

신문게재 2017-09-08 23면

배려와 용기있는 사회

지난여름, 중구 대흥동 근처엔 유난히 수상해 보이는 사람이 많았다.

대낮부터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 한여름에 털모자를 쓰고 구걸하는 사람까지 적어도 겉보기엔 내 눈을 의심할 만큼 이상한 사람들이 거리 곳곳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인상이 좋아 보여요.”, “공부하는 학생이죠?”라면서 접근해온 2명의 아줌마는 이런저런 말을 걸고 질문을 하면서 20여 분간 나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었다.

때마침 길을 가던 대학생 언니들이 친한 척 말을 걸어왔다. 그렇게 아줌마들 사이에서 나를 빼내준 언니들은 사이비 종교이니 조심하라고 일러주었다.

요즘처럼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각박한 사회에서 일면식도 없는 내게 도움을 준 것이다.

얼마 전, 쓰러진 한 승객을 구하려는 다른 승객들의 행동이 큰 이슈가 됐다. 버스에 탄 한 승객이 쓰러지자 주위에 있던 다른 승객들이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곧바로 버스를 운행할 것을 운전기사에게 주문했고, 운전기사는 승객들의 요구에 따라 응급실로 직행, 골든타임을 지켜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버스에 탄 승객 모두 용무가 있었을 텐데 쓰러진 승객을 살리고자 각자의 일을 뒤로 미루고 모두가 한마음이 됐기에 가능했다.

이처럼 우리는 누군가의 배려와 용기로 말미암아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고, 생명을 구하기까지 한다.

연일 학생폭력의 심각성이 강조되고 있는 요즘, 더욱 배려와 용기가 실감 난다.

유혜인 서일여자고등학교 2학년 3반 유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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