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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278. 희망사항

짭조름한 맛의 별미, '강경젓갈축제'를 찾아서

김의화 기자

김의화 기자

  • 승인 2017-10-22 00:00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한 계절이다. 따라서 김장철 또한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빵이 주식인 서양과 달리 우리 국민들은 여전히 밥을 먹어야 산다. 또한 밥에는 반드시 김치가 딸려야 옳다.

겨울철에 김장을 하는 까닭은 혹한기의 특성 상 배추와 무 따위의 채소를 기르기 어려운 겨울에도 균형 있는 식사를 하기 위해서다. 예부터 우리네 조상님들께서도 김장을 담가 드셨는데 김장을 일컬어 '맛의 예술'이라고까지 극찬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김치의 장점은 상당히 많다. 우선 잘 익은 김치는 식욕을 돋우는 외에도 우리 몸에 이로워서 여러 가지 질병을 예방해 준다. 김치의 재료엔 배추와 무, 파, 고추, 젓갈, 마늘, 소금 등이 필요하다.



따라서 김장을 담그는 경우, 배추 등의 채소 외에도 각종의 젓갈류까지 포함되기에 부수적 소비가 덩달아 증가한다는 이점이 돋보인다. 김치엔 종류도 많은데 배추김치를 필두로 총각김치와 백김치, 파김치와 동치미도 명함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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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젓갈축제 현장.
계절에 따라 즐겨 먹는 김치도 다양한데 우선 봄에는 나박김치가 제격이다. 여름엔 열무김치와 오이소박이가 시원하며 가을엔 역시 배추김치다. 한겨울밤에 고구마를 쪄서 동치미랑 먹으면 딱히 진수성찬이 필요 없다.

김치든 김장이든 간에 꼭 필요한 재료가 바로 젓갈이다. 풍부한 영양과 함께 짭조름한 맛이 별미이자 백미인 젓갈 역시 종류가 다양하다. 새우젓을 시작으로 오징어젓과 비웃젓(청어)이 있다. 조기젓과 어리굴젓은 명실상부의 밥도둑이다.

꼴뚜기젓과 밴댕이젓, 꽃게젓 또한 어르신들도 좋아하신다. 낙지젓과 까나리젓, 홍합젓에 이어 멸치젓과 꽁치젓도 "나, 예 있소~"라고 소리친다. 이밖에도 또 다른 젓들이 상당한데 그 내용이 궁금하다면 '강경젓갈축제장'에 오셔서 문의하면 다 가르쳐준다.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2017 우수축제로 선정된 <2017 강경젓갈축제>를 10월 18일(~ 10월 22일까지 개최) 시작하는 날에 찾았다. 젓갈공원과 젓갈시장, 옥녀봉 등지에서 동시다발로 시작된 이 축제는 그야말로 '먹자판의 화수분'이었다.

행사의 개최일인 10월 18일은 주 테마답게 '문 여는 날'로써 화려하게 그 문을 활짝 열었다. 19일은 '강경5일장'이고, 20일은 '노을 보는 날', 21일은 '여고 동창의 날'이며 마지막 날인 22일은 '추억 새기는 날'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강경젓갈축제'(축제가 끝나도 강경젓갈의 명성은 여전하기에) 외 '논산8경'과 '강경문화유적'에 더하여 '강경등록문화재'까지 구경하자면 아침 일찍부터 서두르는 게 좋다. 참고로 '논산8경'은 관촉사와 대둔산, 탑정호와 계백장군유적지, 쌍계사와 개태사, 옥녀봉과 노성산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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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젓갈축제 현장.
'강경문화유적'은 죽림서원과 임리정, 팔괘정에 이어 강경미내다리와 논산원목다리다. '강경등록문화재'로는 구 강경공립상업고등학교 관사와 구 강경노동조합, 강경북옥감리교회, 구 한일은행 강경지점, 구 남일당 한약방, 강경중앙초교, 강경 화교학교 교사사택이 손꼽힌다.

<2017 강경젓갈축제>를 취재하면서 느낀 불편함을 추가코자 한다. 대전에서 승차한 버스를 논산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내렸다. 그리곤 곧바로 매표구로 달려갔지만 강경으로 가는 시외버스는 결항(缺航)이 잦으니 논산 시내버스를 타라고 했다.

어이가 없었지만 하는 수 없었다. 얼마 전 끝난 논산의 이웃인 '계룡 군 문화축제' 개최 시엔 셔틀버스가 대전복합터미널까지 무료로 운행하였다. 때문에 관광객들이 더욱 많이 찾았는데 강경젓갈축제는 정작 소비보다는 구경이나 주로 하는 계룡 군 문화축제와 사뭇 달리, 젓갈 등의 실 구매자 위주인지라 그야말로 '돈을 쓰러 오는' 곳이다.

현실이 이럴진대 원활한 교통의 인프라 구축이 여전히 더뎌서야 쓰겠나 싶었다. 이러한 '불편한 진실'과 시선의 연장은 행사장을 나와 강경읍내에서 논산행 시내버스를 기다리던 중에도 목격하였다.

버스정류장이라곤 하되 비가 쏟아지면 고스란히 그 비를 맞을 수밖에 없는 '허투루 정류장'엔 그 흔한 의자 하나조차 없었다. 때문에 어르신들께선 아예 땅바닥에 주저앉아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이 여간 안쓰럽지 않았다.

전국마다 각종의 축제가 한창이다. 축제가 성료(盛了)하자면 그에 걸맞은 친절한 서비스와 함께 교통의 편리성도 정착되어야 한다. 내년의 강경젓갈축제에선 부디 올해와 같은 불편한 정서까지 말끔히 불식(拂拭)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 절실했다.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 ~ 밥을 많이 먹어도 배 안 나오는 여자 ~" 변진섭의 히트송 <희망사항>이다. 변진섭은 자신의 얘기가 재미없어도 웃어주는 여자가 좋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 강경젓갈축제를 찾는 발길이 짭조름, 그 이상 되는 게 희망사항이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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