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붕준의 '방송 타임머신'] 한파(寒波)속의 보기싫은 중계차

이승규 기자

이승규 기자

  • 승인 2017-11-30 09:00
박붕준
박붕준 (대전과기대 신문방송주간 교수/홍보전략센터장/전,대전MBC보도국장.뉴스앵커)
방송 현업자(보도·편성·기술국)들은 겨울이 괴롭다. 폭설 등 재난 발생으로 중계차 출동이 잦기 때문이다.

깜깜한 새벽, 쌓인 눈에 칼바람까지 불어 집 나서기 귀찮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오전 6시방송이면 새벽 4시부터 준비해야 하는 것은 기본중 기본이다. 해서 시쳇말로 막일꾼 이상이다.



"새벽부터 중계차 생방송하느라 고생하네!"

이런 생각으로 뉴스를 보는 시청자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 000기자! 전화로 연결합니다. 대설경보 내려졌죠?"

앵커 질문에 "어저꾸 저쩌구… 이상 경찰청에서 전해드렸습니다"고 할 때, 타 방송사는 중계차를 폭설 현장에 대고 "지금 보시는 것과 같이 …"읊어(?)대면서 생생한 화면을 송출하니 시청률 경쟁으로 보기싫은(?) 중계차를 또 탈 수 밖에….

요즘은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이 생겨, 기자들이 날씨만 전해주는 단순한 리포트에서는 벗어났다.

바람 쌩쌩부는 얼어붙은 강 현장에서 입은 얼어 '덜덜덜'거리고, 코는 냉동인간 직전의 신호등 빨간 빛을 넘어 새파랗다. 울어대는 바람소리는 마이크를 통해 전해진다. 자연히 리포팅 발음은 어눌할 수 밖에없는 상황이다.

현장 리포트는 대부분 신참내기 몫이다. 불쌍한 졸때기(?)시절! 1분 남짓 생방송을 위해 오들오들 떨면서 마이크 들고, 그것도 서서 스텐바이 사인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자기(기술스탭)는 따뜻한 중계차 안에 있으면서 기자에게는 방송 3~4분전부터 서 있으라니 그보다 미울 수 있을까!

오프닝(처음 시작때 얼굴보임) 후 카메라 방향이 다른 곳으로 향할 때 쪼그리고 앉아 그 기사의 내레이션을 계속한다. 시청자들은 기자가 예의있게(?) 서서 원고를 내레이션하는 줄 알 것이다.

"춥고 배고픈 것 만큼 불쌍한 것이 없다"고 했는데 혼잣말로 중얼거려 본다.

"컵라면도 없고~~, 중계차는 누가 만든거야? 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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