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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2017년의 풍경

임효인 사회부 기자

임효인 기자

임효인 기자

  • 승인 2017-12-2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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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머릿속에 잔상처럼 남아 있는 이미지 몇 개가 있다.

첫 번째 장면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1004배를 하는 아버지의 모습이다. 지난달 27일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예산 반영을 촉구하는 건우 아빠 김동석 사단법인 토닥토닥 이사장이다. 길고 길었던 그의 투쟁이 그로부터 얼마 후 설계비 8억원 반영으로 빛을 발휘했다. 여기엔 많은 이들의 노력이 함께했다. 누구보다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이 간절했던 장애아동 가족을 비롯해 대전시, 정치권의 뜻이 한 데 모인 결과다. 2013년 12월 장애아동 가족 모임이 결성된 지 4년 만이다. 드디어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첫 단추가 끼워졌다.



두 번째 장면도 뭉클하다. 지난 21일 66일간 대전시청 북문 앞을 지키던 천막이 자진 철거됐다. 천막을 지키던 이들이 그 천막을 하나씩 분리했다. 표정은 밝았다. 유난히 추운 올겨울의 절반을 천막에서 보냈을 그들이 요구하는 건 월평공원 민간특례 사업 철회다. 그 요구를 관철하진 못했지만 갈등 대상자인 대전시가 적극적으로 대화 의지를 보이자 이들도 태도를 달리했다. 김택수 정무부시장이 천막을 찾은 장면도 떠오른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양측 모두의 결정을 환영한다.

두 이미지의 결과는 어렵게 푼 수학문제 정답처럼 반갑고 속 시원하다. 절로 '드디어!'라는 말이 나온다. 간절히 바라고 열심히 투쟁한 덕분이다. 모두의 노력이 있어서 가능했다.

드디어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이맘때쯤이면 늘 '다사다난'이라는 단어로 한 해를 정리하지만 올해는 정말 더 그렇다. 지난해 이맘 때 대통령 탄핵으로 불거져 조기 대선으로 대통령이 탄생했고 지역의 광역단체장은 사상 초유로 낙마했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알차게 보낸 한해였길 바란다. 뜻하지 않은 결과에는 진심을 담은 위로를 건넨다. 내년을 맞이하는 모두에게 2018년이 '드디어!' 어떤 결실의 해가 되길 소망한다.

임효인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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