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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2018년은 안전 민첩 국가가 되길

김민영 사회부 차장

김민영 기자

김민영 기자

  • 승인 2018-01-02 09:46
kimminyeong
지난해 여름쯤이었던 것 같다.

새벽녘에 갑작스레 큰 굉음과 함께 땅이 흔들렸다. 땅속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굉음의 공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 지진이 이런 거구나 처음 체험한 당시의 충격과 공포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놀란 마음에 아이들도 깨웠다. 당황한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의 반응이 놀라웠다. 시키지도 않았지만 잠에서 깨지도 않은 아이가 머리에 베개를 이고 식탁 밑으로 들어갔다. 9살 어린이의 학습된 효과가 놀라울 따름이었다. 경주와 포항에서도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자 학교 학생들의 침착하게 매뉴얼 대로 행동하는 모습을 본 사람은 평소의 교육과 연습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게 된다.



얼마 전 제천 화재사건을 비롯한 크고 작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안전 불감증에 대한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된다.

'안전할 것이다' '나 하나쯤은 괜찮을 것이다'라는 인식이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를 종종 접한다. 그동안 필자 조차도 안전 불감증은 심각했다. 영화관에서 영화 시작 전에 안내하는 비상 탈출로에 대해 유심히 기억한 경우도 없었고, 고층 빌딩에서 사고가 날 때 행동 요령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얼마 전 지역의 경찰들이 모여서 제천 화재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만약에 불난 곳이 서울이었으면, 그렇게 많은 인명피해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큰불을 꺼본 적이 없어서 그랬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오갔다. 대규모의 화재와 심각한 상황을 많이 겪은 구조대였다면 우습게 그런 상황을 해결 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시민들도 마찬가지다. 만약 화재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피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면 그렇게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수백여 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도 위험 상황의 대처법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대형 사고 후에 수습하기 급급하고, 후회하기보다는 사회 전반이 안전에 대해 민감하고 민첩해져야 할 것 같다.

김민영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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