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교육
  • 사건/사고

대전 지하철역 낙상 안전사고 '위험수위'

판암역, 대전역 등 미끄러질 수 있는 요소 가득
계단에 설치된 미끄러짐 방지패드 몇개만 있어
시각장애인 위한 점자블록도 눈 파고들어 빙판

방원기 기자

방원기 기자

  • 승인 2018-01-11 14:56
KakaoTalk_20180111_134322887
"어휴! 이렇게나 미끄러워서 어떻게 다녀요."

지난 10일 밤 9시 대전 도시철도 1호선 판암역 3번 출구. 지하철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미끄러운 바닥 탓에 한 걸음 한 걸음 계단을 내려오는 것조차 힘겨웠다. 계단 손잡이에 의지한 채 조심스레 발을 디뎠다. 미끄러짐 방지 패드가 부착됐지만, 수십 개의 계단 중 시작단 4개와 중간단 1개, 끝단 1개 계단에만 방지 패드가 설치돼 있었다. 전 구간 설치가 안 된 탓에 발을 내딛기도 힘들었다. "모래라도 좀 뿌려놓지" 라며 계단을 내려가는 시민들은 미끄러운 계단을 내려가며 한마디씩 던졌다. 계단에 진입하기 전 신발 바닥에 달라붙은 눈을 탁탁 털어냈지만 미끄럽긴 마찬가지였다.

몇몇 시민들은 휘청거리며 넘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안전사고 위험요소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노란색 점자블록 사이로 눈이 파고들어 얼어붙었다. 1~4번 출구 모두 점자블록이 설치됐지만, 염화칼슘이 전혀 뿌려져 있지 않다 보니 위험요소가 가득했다. 엘리베이터 앞에 놓인 점자블록 역시 눈이 쌓여 빙판길이나 다름없었다.

이곳을 지나 다니는 지역민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강 모(51) 씨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눈이 쌓이고 얼어붙어 빙판으로 변했다"며 "모래 또는 염화칼슘을 뿌려놨더라면 덜 위험했을 것인데, 지나다닐 때마다 불안하다"고 말하며 계단 옆에 마련된 손잡이를 잡고 계단을 내려갔다.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지하철역은 더 위험했다.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대전역 1·3·4번 출구는 에스컬레이터를 진입하기 전 설치된 스노우멜팅에 시민들이 무방비로 노출됐다. 쇠로 만들어진 탓에 신발에 눈이 달라붙어 이곳을 지나다니는 시민들도 휘청거리기 일쑤였다. 계단과 점자블록에 모래와 염화칼슘을 뿌려놔 미끄러짐을 막을 수 있었지만, 스노우멜팅 위는 녹아내린 눈 때문에 쉽게 미끄러졌다.

시민 배 모(46) 씨는 "급하게 내려가다가 쇠로된 스오누멜팅을 밟고 넘어질 뻔했다"며 "만약 미끄러졌다면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에 부딪혀 크게 다칠 뻔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지자, 대전도시철도공사는 점자블록 사이에 끼어있는 눈을 수시로 치우겠다는 계획이다.

대전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점자블록은 염화칼슘을 뿌려두면 부식될 가능성이 있어 수시로 사이에 낀 눈을 치우는 수밖에 없다"며 "시민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