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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영 '마더' 기승전 '모성애 신화' 극복 신호탄 쏠까

  • 승인 2018-01-1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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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보영이 18일 오후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tvN 수목드라마 '마더'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그간 한국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일반적으로 그려지는 엄마와 자식 관계는 이른바 '모성애'로 불리는 절대적 사랑이 모든 관계를 집어삼켜 버린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오죽 했으면 '기승전 모성애'라는 자조 섞인 말까지 등장했을까.

이는 결과적으로 복잡다단한 인간 관계의 특징을 애써 파고들려 하지 않는 데 대한 산물일 것이다. 결국, 자의든 타의든 특정 목적에 따라 여성들에게 모성애를 강권하려는 사회적 힘에 영화나 드라마가 봉사하고 있는 셈이다.

오는 24일 밤 9시 30분 첫 방영되는 tvN 16부작 수목 드라마 '마더'는 이러한 '모성애 신화'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갖게 만드는 지점들이 있다.



18일 오후 서울 논현동에 있는 한 호텔에서 열린 '마더' 제작발표회에는 연출자 김철규 감독, 극본을 쓴 정서경 작가와 배우 이보영·이혜영·고성희 씨가 참석해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동명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마더'는 어린 시절 겪은 혹독한 상처 탓에 '절대로 엄마가 되지 않겠다'고 각오했던 수진(이보영)이,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지닌 여덟 살 혜나(허율)를 만나면서 변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김철규 감독은 "드라마를 통해 '모성은 위대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며 작품 설명을 이어갔다.

"굉장히 다양한 사연을 지닌 엄마들과 딸들이 등장한다. 인간 관계 중에서 가장 질기고, 가장 밑바닥에 숨어 있는 아주 특별한 관계가 모녀 사이인 것 같다. 극중 다양한 모녀를 통해 관계가 얼만큼 따뜻하고 아름다워질 수 있는지, 상황이 안 좋을 때는 얼마나 추악하고 고통스럽게 바뀔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그려내고 싶었다."

고정된 성 역할의 전복을 그린 영화 '아가씨'의 극본을 쓴 정서경 작가가 참여했다는 점도 이러한 기대감에 힘을 싣는다.

정 작가는 "'마더'는 모성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강인한 아이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제가 이 드라마를 쓰고 싶던 계기 중 하나는 학대 받는 아이들이었다"고 말했다.

"가해자들보다 (학대 당하는) 아이들이 해당 사건에 대해 지지 않을 더욱 센 힘을 지녔다고 생각했다. 극중 혜나가 많은 어른들에게 힘들고 험한 일을 당하지만, 혜나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는 "극중 인물 모두가 아이면서도 어른인 사람들"이라며 "각자가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처럼 드라마 '마더'를 떠받치는 또 다른 기둥은 아동 학대에 관한 성찰이다.

배우 이보영 씨는 "실제로 아이를 낳은 뒤 1년여 동안 학대 받는 아이들 기사만 눈에 띄었다"며 "'마더'를 선택할 때도 학대 받고 방치된 아이들 뉴스가 끊임없이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주변에서 학대 받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이야기는 해야 하지 않나라는 책임감으로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철규 감독 역시 "고통스럽지만, 우리 사회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아동학대 문제들이 드라마 '마더'를 통해 한 번 더 사회적 관심을 모으고, 그러한 아이들이 더이상 나오지 않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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