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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구의 세상읽기]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의 가치

박태구 사회부장

박태구 기자

박태구 기자

  • 승인 2018-02-21 08:14
박태구 사회부장
설 연휴 3일째인 지난 17일 저녁 한가로운 명절을 보내던 가족들이 하나둘 TV에 모여들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경기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예선전을 치른 한국 선수들은 최종 결승전에 2명이 진출했다. 최민정과 김아랑 선수다.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은 결승에서 두 바퀴를 남기고 특유의 막판 스퍼트로 경쟁 선수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민정 선수의 기량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아쉬움에 그쳤던 500m 경기를 만회하겠다는 의지를 분출하는 듯했다.

최민정 선수가 1위로 들어오는 순간, 가족들은 서로 얼싸안으며 환호했다.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순간이다. 최민정 선수가 시상식에 섰을 때는 가슴 뭉클함도 느꼈다. 올림픽 시상대 1위 자리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고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을까. 이런 생각은 필자뿐만 아니라 모든 대한민국 국민이 느끼는 올림픽 금메달을 대하는 감정일 것이다. 올림픽을 주최하는 나라에서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생각은 선수들의 어깨에 부담감을 안겨주게 했다. 이런 부담감을 이겨내고 금메달을 따낸 선수들이 더 대견한 이유다.

이보다 하루 전 열린 남자 스켈레톤 종목에서 '금빛 질주'로 금메달을 목에 건 윤성빈 선수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말 그대로 짜릿한 장면을 연출했다. 스켈레톤 윤성빈의 질주는 마치 '얼음판의 마술사'와 같았다. 국민의 마음을 졸이기도 했고 화끈함도 줬다. 최고 시속 120~140㎞로 내려오는 경기 모습을 보면서도 간담이 서늘하지 않은 이는 없었을 것이다. 윤성빈 선수의 금메달은 아시아 최초여서 더 큰 값어치가 있다.



쇼트트랙 남자 1500m 경기에서 임효준 선수의 금메달은 대한민국 첫 번째 금이어서 소중한 가치가 있었다. 모든 것이 첫 스타트를 끊는게 어려운 일이다.

기대를 모았던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 출전한 이상화 선수는 '금빛질주'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참지 못하고 터져버린 이상화 선수의 눈물은 국민에게 안타까운 마음과 동시에 그래도 잘했다는 격려의 박수를 보내게 했다.

여자 쇼트트랙 계주
20일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계주 3000미터 경기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낸 후 환호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20일 밤에 열린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따낸 금메달은 국민을 흥분케 한 '종합 선물세트'다. 선수들의 구슬땀으로 이어 달린 '금빛 레이스'는 과히 환상적이었다.

그러면 우리나라 선수들이 따낸 올림픽 금메달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돈으로 환산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한 경제 전문가는 금메달 1개의 경제적 가치를 1000억원 이상으로 평가한다.

우울했던 국민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답답한 국민의 가슴을 뻥 뚫리게 하니 말이다. 이보다 더 좋은 처방전이 어디 있을 까 싶다.

필자는 대회 종료 후 대한민국이 몇 등 했는지, 종합순위 보다 금메달 하나하나의 가치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물론, 은메달과 동메달도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다.

좁게는 국민 화합, 넓게는 세계 평화를 위해 스포츠 만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세계적 스포츠 축제로 불린다.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도 이제 폐막식까지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그리고 끝난 후에도 하나 된 대한민국을 보고 싶다. 평창 현장은 아니지만, 안방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며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겠다.

박태구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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