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붕준의 '방송 타임머신'] 초등 남 교사를 천연기념물에서 보물로?

이승규 기자

이승규 기자

  • 승인 2018-03-08 10:00
박붕준
박붕준(대전과기대 신문방송주간 교수/홍보전략센터장/전,대전MBC보도국장.뉴스앵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캠퍼스는 새내기들로 활기가 넘친다.

잘 가르쳐 미래의 인재로 키우겠다는 마음은 어느 교육자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초등학교 현장의 심각한 성별 불균형 뉴스가 전해진다.



초등학교에 남자 선생님이 갈수록 귀하다는 게 뉴스의 초점이다.

현재 전국 50개교, 대전에도 2개교에 남자 교사가 전혀 없다. 다른 학교들도 10명 중 평균 8명이 여교사라고 한다.

10여 년 전에도 대덕구의 한 초등학교는 가을 운동회를 위해 운동장에 땅에 금(?)을 긋거나 궂은일을 해야 하는 남자 흑기사(?) 교사는 갓 부임한 새내기 1명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남학생의 푸념은 이만저만 아니다.

"축구를 같이 하고 싶은데 여자 선생님은 잘 안 놀아줘요!", "선생님은 체육 시간에 그늘에서 호루라기만 불어요!"

남자아이를 둔 학부모 상당수도 남자 교사를 반긴다.

"와! 우리 애는 남자 담임을 만났어요.", "어머머! 축하해요!" 학부모끼리 대화의 한 장면이다.

졸업 때까지 6년 동안 한 번도 남자 담임교사를 못 만났다는 어린이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리포트를 시작한다.

"책에서만 봤던 천연기념물, 바로 이 학교 단 한 분인 남자 선생님입니다."

현장 오프닝 리포트가 끝나자마자 남 교사가 한 말은 지금도 생생하다.

"천연기념물은 잘 보호해줘야 하는데 공인(?)이 안 되다 보니 학교에서 뒤치다꺼리가 많네요!"

10여 년이 지난 지금은 그때보다 더 심해졌다고 한다.

임용시험은 오래전부터 여성이 강세인데다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신규임용이 더 줄면 남녀 교사 성불균형은 더욱 심각해지지 않을까?

남자 교사가 늘도록 천연기념물 지정(?)을 넘어 이제부터는 보물로 격상(?)시켜야 하는 건 아닌지…! 박붕준(대전과기대 신문방송주간 교수/홍보전략센터장/전,대전MBC보도국장.뉴스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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