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드
  • 트위터
  • 페이스북
  • 검색
  • 전체메뉴

실시간뉴스

닫기

[사설]피해·가해자 가족 향한 ‘폭력’ 안된다

입력 2018-03-13 15:10   수정 2018-03-13 15:46
신문게재 2018-03-14 23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심각하다. 온라인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가해지는 공격에 피해자들이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피해자 가족들에 대한 허위 정보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되며 ‘흉기’가 되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김지은 씨가 자필 편지를 통해 “저에 대한 거짓 이야기는 수사를 통해 충분히 바로잡힐 것이라 두렵지 않지만 가족에 대한 허위 정보는 만들지도, 유통하지도 말아 달라”고 호소한 것은 2차 피해의 심각성을 말해준다.

성폭력 피해자 가족에 대한 허위 사실이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이를 근거로 한 비난이 온라인상에서 난무하는 것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기는 또 다른 폭력이다. 피해자에게는 감내하기 힘든 고통이 된다. 이 같은 행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권력형 성폭력 등을 근절하기 위한 미투 운동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이다.

마찬가지로 가해자 가족에 대한 비난도 자제돼야 한다. 안 전 지사가 “가족에게 정말 미안하다” 고 발언한 것과 관련 온라인상에서는 이를 비난하는 댓글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안 전 지사에게 향한 배신감과 분노감이 가족에게로 옮겨가는 것은 옳지 않다. 몇 번의 선거를 거치며 언론에 수없이 노출된 안 전 지사의 가족은 이 사건의 또 다른 피해자일 수 있다.

1월 말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로 촉발된 미투 운동은 한국사회에서 도도한 흐름이 되고 있다. 그동안 구조적으로 은폐돼 온 성폭력의 실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교묘하게 성폭력이 자행되고, 가려졌는지를 말해준다. 성폭력 피해자 및 가해자 가족들에게 향한 ‘폭력’은 당장 멈춰야 한다. 시대의 화두가 된 미투 운동의 본질을 흐리고, 걸림돌이 될 뿐이다.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