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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한화이글스 '이제 막 시작했다'

조훈희 기자

조훈희 기자

  • 승인 2018-03-25 11:52

신문게재 2018-03-26 3면

조훈희
정치부 조훈희 기자
'처음이니까 괜찮아!', '그래도 전보다 달라지지 않았냐', '조금만 적응하면 될 듯', '아직은 더 봐야지'

한화이글스의 개막전 야구를 보던 친구들의 단체 메시지가 쏟아졌다. '이번엔 다르겠냐'고 걱정하던 친구들이 한화에 다시 기대를 걸어보자는 분위기를 연신 풍겼다.

지난 24일 개막한 2018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한화이글스가 넥센히어로즈에 패배를 기록했다. 선발투수로 나온 키버스 샘슨은 처음 출전해 4이닝 동안 6실점을 기록한 패전투수가 됐다.



3:6으로 패했음에도 상당수 주변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경기내용이 나쁘지 않아서다. 송광민, 김태균의 방망이가 묵직했고, 새 외인 타자 제라드 호잉도 기습적인 번트, 안타 등을 뽐내며 팀에 녹아드는 분위기를 보였다.

무엇보다 신진 선수의 투입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화는 개막전에서 베테랑 정근우를 지난해부터 경기를 뛴 정경운으로 교체했다. 포수진도 후반부에 주전 최재훈을 빼고 신예 지성준을 투입했다.

한용덕 감독의 '신진 발굴'이 시작됐다. 올해 한용덕 감독은 '내부 육성'을 통해 '신진 선수'를 발굴하는데 주력키로 했다. 외부에서 선수를 끌어왔지만 실패한 전 사례들로 인해 내부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한화는 최소한의 신진급 선수를 투입하면서 경기를 운영할 방침이다. 한 감독은 "신진급 선수를 갑자기 중용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차곡차곡 경험을 쌓도록 해야 한다"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 감독의 말처럼 '신진 육성'은 단점이 있다. 시간이다. 신진급 선수를 발굴하고 키워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화가 올해 지지기반을 닦는 재정비에 들어갔다고 보는 이도 적지 않다.

가을야구는 한화의 팬이라면 누구나 염원해온 바람이다. 지난 2007년 한국시리즈 진출 이후 10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는 '불명예 기록'의 쓴맛까지 겪은 한화이기에 이번 성적은 부담될 것이다.

하지만 개막전 패배로 인해 '번갯불에 콩 볶기' 식의 전략으로 '내부 육성' 시스템을 무너뜨리진 않았으면 한다. '아직은 더 봐야지'라고 말한 친구처럼 기다릴 준비가 돼 있는 팬들도 있다는 걸 한화가 알았으면 좋겠다.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아직 멀었다. 한화이글스의 '2018 가을야구'의 숨 가쁜 긴 여정은 이제 막 시작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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