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춘하추동

[춘하추동] 민족과 다문화의 공생이 미래다

김성회(사단법인 한국다문화센터 대표, 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 반딧불이 중앙회장)

고미선 기자

고미선 기자

  • 승인 2018-04-10 10:21
김성회
김성회(사단법인 한국다문화센터 대표, 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 반딧불이 중앙회장)
평창 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한 선수단이 동시 입장을 하고, 고구려 복식을 재현하는 등,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서 '민족의 가치'를 중시하는 행보를 보인다. 평창 올림픽 기간에는 북한 예술단이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을 하고, 또 이번에는 평양에서 남한의 예술단이 공연을 하는 등, 민족 문화의 교류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이렇듯 문재인 정부로 지칭되는 대한민국의 '좌파 진영'은 어느 진영보다 '민족의 가치'를 우선시 해왔다. 이는 북한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내세우는 것이 바로 '우리 민족끼리'라는 가치고, 민족 우선의 가치를 중심에 두어왔기 때문이다. 또한 현 집권세력도 '민족의 가치'를 문화의 다양성과 다양한 여러 전통문화의 공존보다 우선시하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서 문화적 다양성으로 표방되는 '다문화'에 대해 편향적 시각을 보이는데서 드러난다. 즉, '다문화 문제'를 '다문화 가족의 문제'로 국한해 시혜적이고 복지적 입장에서 바라볼 뿐, '다문화 가치의 미래성'에 대해 그다지 주목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다시 말해 다문화 문제를 다문화가족이라는 저소득층의 복지나 시혜적 입장에 서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민족의 가치와 다문화적 가치의 대립구도는 그다지 바람직스런 시각이 아니다. 즉,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라든지, '신토불이', '한류 우선주의'적 시각이 문제가 아니라, 이들만을 중시하는 편향이 문제인 것이다. 즉, 문화는 전통과 새로움이 항상 교류하고 공존하는 곳이다. 따라서 전통과 새로움이 교류되면서 새로운 그 무엇인가가 끊임없이 창조되고 발달되어야만 성장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문화이다.

그런 문화의 성격을 볼 때, '우리 것'과 '민족'에 대한 중시와 다문화에 대한 폄하가 그다지 바람직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말 그대로 '원래부터 우리 것'이 어디 있었던가?

단군신화나 삼국의 건국신화를 보더라도 우리는 북방유목민족과 남방 농경민족의 결합으로 탄생한 민족이 아니던가? 각 성씨의 유래를 보더라도 전통의 286개 성씨 중에서 136개나 되는 성씨가 외래 성씨 아닌가? 또한 신라의 복식이 한복으로 이어져 온 것일 뿐, 백제의 복식은 일본 전통복식인 기모노의 원류로 되지 않았던가?

이렇듯 문화는 강물처럼 흐르는 것이다. 문화의 강물이 흐르다가 어느 곳, 어느 민족에게서 꽃을 피우고, 그 문화의 꽃이 다시 흘러가서 다른 곳에서 또 다르게 꽃을 피우는 것이 바로 인류문화의 속성이다. 그런 인류문화의 속성을 볼 때, 특정 문화에 대한 편향성, 우선주의는 결코 바람직스런 것이 아니다. 그런 모습이 '배타성'을 잉태하고, '문화의 창의성'을 질식시키게 되어 있다.

특히 현재와 같이 교통 통신의 발달로 하나의 지구촌이 형성되고 있는 '글로벌 시대'에 우리 것만 강조하는 '우리 민족끼리', '우리 민족 우선주의'는 결코 바람직스런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다문화 공생과 교류를 통해 더 선진화된 사회, 선진화된 문화의 창달이 필요한 때이다. 지금 유행하는 K-POP와 '한류'만 놓고 보더라도 그것은 자명하다. K-POP이 우리 고유의 판소리에서 발전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따라서 문재인 정부가 특히 경계해야 할 것은 '민족에 대한 강조'가 자칫 '다문화'와 '외래문화'에 대한 경시로 이어지지는 않는가 하는 점이다. 남북한 문화교류가 국정운영의 중심 기조를 차지하고 있는 지금, '다문화'와 '외래문화'에 대한 개방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