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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시민이 즐겁고 행복한 디자인도시 대전'을 위한 제언

김용각 대전시 도시경관과장

박태구 기자

박태구 기자

  • 승인 2018-04-15 09:29

신문게재 2018-04-16 21면

김용각(도시경관과장)
김용각 대전시 도시경관과장
세련된 도시디자인으로 우리에게 유명한 도시들이 있다. 독일의 베를린, 드레스덴, 일본의 요코하마, 고베, 미국의 뉴욕…. 이들 도시로 여행을 계획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가슴 설레는 행복을 느끼게 된다. 과연 이들 도시의 어떤 매력이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일까?

대전을 그런 도시로 가꾸어 후대에 물려주는 것이 아마도 오늘 우리들의 책임이자 숙제일 것이다.

얼마 전 대전의 도시이미지에 관한 조사 결과를 본 적이 있다.



2016년 발표된 이 보고서에 따르면, 대전은 대전과 타 지역 거주자들에게 주로 ‘과학중심도시’의 이미지로 인식되고 있었고, 단점(14.6%)보다는 장점(85.4%)이 많은 도시로 평가되고 있었다. 또 한편, 역사, 지리, 문화, 관광자원이 의외로 넘치고, ‘Expo의

도시’, ‘교통과 행정의 도시’라는 나름의 색깔과 이미지를 가진 도시임에도 타 도시와 차별화된 정체성은 뚜렷하지 않은 도시로 인식되고 있었다.

대전시는 2010년 기본경관계획의 수립을 시작으로, 도시디자인 기본계획 수립, 공공디자인사업, 범죄예방환경디자인 사업 등 각종 경관사업의 시행을 추진해 오면서 도시디자인 및 경관증진을 위한 사업에서 크고 작은 성과를 거두어 왔지만, 한 도시의 정체성과 이미지는 단기간에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 도시에 사는 시민의 삶과 문화를 반영하며 시간과 함께 천천히 형성되어 가는 것이라 그런지, 대전시에 대한 평가는 예전과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최근 언론기사에서 대전시는 여전히 조용하고 차분한 도시, 즐길 거리, 볼 거리가 없는 심심한 도시로 평가되기도 하고, 지역의 특성을 도시적 이미지로 형성하지 못한 정체성이 모호한 도시라는 지적도 있었다.

시민들은 대전시가 서둘러 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갈 것과, 대전의 지역성을 반영한 도시디자인을 통해 꾸준히 도시경관을 만들어 갈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수년간 서울시는 '디자인 서울'이란 슬로건 아래 도시디자인에 많은 정성을 쏟아왔다. ‘디자인 서울’은 2010년 서울이 세계디자인기구(W.D.O.)로부터 ‘세계디자인 수도’로 선정된 이후 서울의 환경과 디자인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된 일종의 도시메이킹 계획으로, 도시갤러리 프로젝트, 서울 야간경관 업그레이드, 지하철 환경디자인 등 도시차원의 대대적인 공공디자인 사업을 추진하면서, 서울을 매력 있고, 가볼 곳이 많은 도시로 만들어 놓았다. 서울시 사례는 우리에게 지역의 특성을 도시디자인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존·발전시켜 가는 것이 도시 정체성 확립에 중요한 부분임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도 대전시는 여러 분야에 걸쳐 다양한 도시경관사업을 추진한다.

시민안전을 위한 범죄예방환경디자인사업, 도시의 건축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활용하기 위한 건축자산 기초조사 및 진흥 시행계획 수립, 대전의 근대 건축물을 원도심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근대문화 탐방로 조성, 대전 상징색 개발, 시민과 방문객에게 볼거리,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며, 시민 편의를 위해 건축물 안내사인 디자인을 개발하여 민간에게 제공하는 세심한 경관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차근 차근 도시디자인의 근간을 마련하고 지역 고유의 디자인을 고민해가다 보면 어느새 대전도 새로운 도시이미지를 확고히 가지게 될 것이다.

2019년은 대전시 출범 70주년, 광역시 승격 30주년을 기념하는 '대전 방문의 해'이다. 대전시는 올해부터 관광객 7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관광거점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관광인프라 조성사업에 한창이다.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도시의 매력이 있다면, 그것은 대형 랜드마크 시설이기 보다는 오히려 이야기를 간직한 오래된 건물이거나 골목길, 또는 그 도시의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담아낸 독특한 도시디자인에서 발산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전은 이미 삶의 만족도가 높은 살기 좋은 도시로 알려져 있다.

이제는 ‘시민이 즐겁고 행복한 디자인도시 대전’이라는 비전 아래, 대전의 정체성을 살리고 대전의 문화 DNA를 담아내는 대전의 고유한 디자인을 발굴해 나가야 할 때이다.

"사람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대전을 아름답게 디자인해 나간다면 대전은 우리를 행복한 삶을 누리는 시민으로 남게 해 줄 것이라 믿는다.

김용각 대전시 도시경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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