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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초대석] 류수노 방송대 총장 "평생교육 혁신 희망사다리 세웁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평생교육·성인교육 대명사로
방송대 출신 최초의 교수·총장… 67만명 동문 '롤모델'

고미선 기자

고미선 기자

  • 승인 2018-04-24 14:31

신문게재 2018-04-25 11면

류수노 방통대 총장
류수노 방송대 총장. /사진=금상진 기자

"제 키가 왜 작을까요? 그것은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대학을 운영하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중도일보 사옥에서 만난 류수노 제7대 한국방송통신대학 총장은,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기자의 뻔한 질문에 뻔하지 않은 질문으로 답을 주었다.

전통 고등교육기관과 평생교육 형태를 접목한 새로운 교육모형을 제시한 방송통신대학교. 67만 명의 동문 중 최초의 교수, 최초의 총장으로 구성원들의 희망이자 롤모델이 된 류수노 총장. 어쩌면 뗄 레야 뗄 수 없는 운명 같은 관계처럼 느껴진다.

방송대는 지난 2월 14일 총장 공석 3년 5개월 만에 류 총장을 맞았다. 2014년 7월 선거 이후 임용까지의 시간은 류 총장에게도, 대학 구성원들에게도 특별한 시간이 됐으리라 생각한다.



쌀 품종 개발의 생명산업 연구처럼, 대학의 먹거리를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는 류 총장에게 방송대의 운영방향과 전국 11만여 명의 재학생들을 위한 대학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방송대가 길러야 하는 인재상에 가장 적합한 '스스로 모델'이 되고 있다. 본인 소개를 해달라.

▲1985년, 방송대를 졸업하고 방송대를 통해 인생의 '희망 사다리'를 놓았다. 출신 동문으로서 최초의 교수, 최초의 총장이 되어 구성원들이 자부심과 자긍심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첫 출발은 9급 공무원부터 시작해 7급 공채에도 합격했다. 9급 공무원 재직 시절 방송대가 설립돼 입학했고, 학부를 졸업하고 나서 더 공부하고 싶은 의욕으로 충남대에서 석·박사과정을 이수했다. 그 후 국비로 미국 유학을 다녀와 연구사로 농촌진흥청에서 일하다가, 방송대 교수 공채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다. 당시 1명을 뽑는 공채에 15명이 지원했는데, 그중 10명이 서울대 출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3차에 걸친 시험에서 최종 1명에 들어 1999년 모교 출신의 최초의 방송대 교수로 임용되었다. 그 후 한국작물학회 회장과 농촌진흥청 녹색성장 기술위원회 자문위원, 방송대 충북지역대학 학장 등을 거쳤으며, 오는 2022년 2월 13일까지 4년간의 방송대 총장 임기를 수행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평생 교육기관이자 유일한 국립원격대학' 방송대가 궁금하다.

▲1972년 설립된 방송대는 올해 46년이 됐다. 공교육의 기간학제를 따르되 원격교육 형태를 채택한 새로운 형태의 평생 교육체제라 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TV 강의·멀티미디어·웹·방송강의 시스템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학습방법으로 공부할 수 있다.

설립 초기에는 청년기에 경제적 빈곤이나 지리적 여건으로 고등교육의 기회를 놓친 약자들의 고등교육 보편화에 기여해 왔고, 세월이 변해감에 따라 지금은 평생교육, 지식의 재충전을 위해 일반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다시 찾는 대학이 됐다. 방송대의 재학생들은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직장인, 국회의원에서 주부까지 10대에서 90세까지, 서울에서 제주까지, 직업·나이·지역 등이 매우 다양하다. 선취업·후 진학 학위과정, 재직자기초과정, 제2 인생 설계 준비과정 등을 운영하는 프라임칼리지와 대학원 석사과정까지 열려있고 박사과정도 준비하고 있어 평생교육·성인교육의 대명사로 부상하고 있다.

-방송대의 학사운영 시스템 소개와 특별한 교육과정을 설명해 달라.

▲4개 학부 23학과가 개설됐고, 대학원에도 18개 학과와 경영대학원의 8개 전공이 있으며, 물론 인터넷을 통한 원격교육을 기본으로 한다. 그 밖에 프라임칼리지과정(학위/비학위 과정)이라는 새로운 교육조직이 있다. 전문역량 향상과 자기계발을 목적으로 하는 다양한 지적만족을 충족시켜주는 프로그램이다. 성인학습자를 위한 단기 직업교육, 지식 충전 과정을 통해 평생학습체제 구축을 공고히 하고 있다. 또한, 13개 지역대학이 있어 지자체와의 공동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원격교육에서의 고립감을 없애기 위해 튜터와 멘토제도라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튜터제도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을 튜터로 위촉해 스스로 학습과 학점취득이 어려운 교과목 위주로 도움을 주는 제도다.

-대학들이 대외적 위기감을 호소한다. 방송대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방송대는 46년의 독보적인 원격교육 노하우 경험을 가지고 있다. 특히, U-KNOU 캠퍼스학습 포털 구축으로 PC·태블릿·스마트폰 등 어떤 기기에서도 쉽게 학습할 수 있다. 쌍방향으로 출석체크, 성적 조회는 물론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강의추천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는 최첨단 시스템 구축이 완료돼 이번 학기부터 전면 오픈됐다. 세계적으로 선도적인 커뮤니티 중심 온라인 학습 배움터이기 때문에 모든 기관과 대학에서 이 시스템을 관심 있게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기술은 특허 준비도 함께 진행 중이다.

총장에 취임하면서 대학의 비전을 '대한민국 대표 평생교육대학'으로 설정했고, 이 비전을 구체화 하는 세부전략으로 U-KNOU를 선택했다. 열린 마음으로 온 국민에게 보급함으로써 일체성을 가지고 지식을 넓힌다는 해석이다. 과감한 프로그램 오픈 정책으로 국가사회에 기여하는 대학이 돼야 국가의 재정지원도 증가 될 것이다.

-우리에게 '쌀 박사'라는 타이틀로 유명하다. 그간의 연구활동에 대해 알려 달라.

▲평생을 농학을 연구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농업'이라 하면 많은 사람은 논과 밭에서 농사를 짓는 것을 떠올리지만 농업은 생명산업이다. 전통적인 농업이 시간의 흐름을 따라 변해왔듯이 학문의 영역 또한 많이 변했다. 현재까지 쌀 품종 9개, 쌀 관련 논문 약 150편, 국내특허 약 20여개를 확보하고 있다. 이런 연구성과를 통해서 희망을 키워왔고, 그 목적이 이루어짐으로 인해 구성원들의 자긍심과 자부심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연구 개발한 쌀들은 먹거리다. 먹거리는 생명산업의 결과물이다. 쌀 품종을 개발하듯 대학의 먹거리를 만들어 내는데 힘을 다 쏟겠다. 식량을 넘어 국가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연구를 응원한다.

-3년 5개월 총장 공백 끝에 방송대 총장에 취임했다. 총장직선제 민주화에 대한 소견은?

▲총장직선제는 시대의 흐름이다.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교육 민주주의 회복 및 교육자치 강화'를 들고, 세부과제로 '2018년부터 국립대 총장후보자 선정방식과 재정지원 사업 연계 폐지'를 통한 '교육민주주의 회복'을 선언했다. 아무래도 직선제가 교수를 비롯한 학내 구성원이 직접 총장을 선출하게 되기 때문에 대학의 자율성이 더 보장되고 총장이 독단적으로 대학 운영하는 것을 견제할 수 있을 것이다. 국립대 총장직선제가 실질적인 직선제가 되기 위해서는 교수뿐만 아니라, 직원과 학생의 참여 비율도 커져야 과거 직선제에서 나타난 문제점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총장임용이 지연된 3년 5개월간 특별한 성찰의 시간이 됐다. 대학 구성원들에게는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었으리라 가늠되지만, 결국 대학발전을 위한 축적의 시간으로 남을 것이다. 향후 대한민국 대학의 역사에서 임용이 지연되고 학생에게 피해가 가는 정책은 없었으면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은?

▲교육의 '희망 사다리'를 복원해 평생교육을 혁신하는 선도대학으로 거듭날 것이다. 국립방송대특별법 제정을 추진해 대학 재정을 확충하고, 평생고등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자 한다. 미래 교육시스템 구축사업단 2기를 새로 구성해 학생 수요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4차산업 혁명을 이끌어 갈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학사시스템을 개편할 예정이다. 또한 2018학년도 사회복지학과를 신설한 것처럼 미래지향적 학과 및 전공의 신설 TF팀 구성도 계획하고 있다.

교수·직원·학생·동문 등 대학 구성원 간의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교직원들이 행복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근무 환경도 개선하려 한다. 무엇보다, 동문과 재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나 자랑스러워하는 대학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향후 총장 직무를 마치고 새로운 삶을 찾아야 할 때는, 방송대를 통해 공부를 계속해야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류수노총장

●류수노 총장은…

▲1956년 논산출생 ▲방송대 농학과 졸업 ▲충남대 대학원 작물학 석·박사 ▲농촌진흥청 연구사 ▲한국작물학회장 ▲농촌진흥청 녹색성장 기술위 자문위원 ▲방송대 충북지역대학장 ▲2018년 2월 방송대 총장 취임

 

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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