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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톡] 금선탈각(金蟬脫殼)한 진짜 사나이

김소영(태민) 수필가

김의화 기자

김의화 기자

  • 승인 2018-05-04 00:00
군인
위 사진은 칼럼 내 특정 내용과 관계가 없습니다./사진=연합DB
2월 12일, 눈이 펑펑 내리던 2월에 입대를 한 아들이 낼모레면 벌써 첫 외박을 나온단다.

이번에 아들을 군대 보내며 대한민국 군대가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 새삼 놀랐다. 아들이 없었다면 아마 모르고 지냈을 것이다.

아무리 군대가 좋아졌다고 해도 부모는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 특히나 훈련소는 평소 겪어보지 못했던 엄격한 규율 속에서 생할하기 때문에 군대 보낸 부모는 아들이 잘 적응할지가 걱정이 된다. 그래서 요즘 훈련소와 군대에서는 그런 가족들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



입대한 날, 아들을 입대 시키자마자 그날 부모들은 훈련소 안에 있는 교회와 절, 성당에 들어가 손편지와 동영상을 남긴다. 3일 후면 편지와 동영상이 아들들에게 전달된다. 아들이 방금 입대했지만 벌써 그리움에 눈물을 흘리며 편지를 쓰는 부모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나중에 아들을 통해 안 사실인데 동영상을 찍어 전달된 부모님의 모습은 모두 함께 시청하기 때문에 아들들이 매우 민망해한다고 한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으면 인터넷 훈련소 '내 자녀 찾기'를 통해 아들에게 인터넷 편지로 소식을 전할 수 있고 그곳에 아들들의 사진도 올라와 있어서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 편지를 쓰면 매일 훈련소 조교가 프린터로 인쇄하여 저녁점호 시간에 전달을 해준다고 한다. 손편지는 전달되는데 며칠이 걸리지만 인터넷 편지는 매일매일 전할 수 있고 우체국에 가는 수고를 덜어준다. 그리고 아들에게도 자주 편지가 오며 의아할 정도로 전화도 자주 한다.

자대배치가 되면 바로 그날 담당상사에게 전화가 온다. 아드님이 잘 전입되었다고 상황설명을 자세히 해주고 부모들을 밴드에 초대한다. 군대에서 밴드까지 관리해야 하다니 군대 상사들도 할 일이 더욱 많아졌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렇게 밴드에 올라와 있는 사진들로 아들들의 모습과 근황을 알 수 있고 또 부모끼리 소식도 전하고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답을 주며 서로 소통을 한다.

저녁 6시 이후에는 밤 9시까지 자유시간이라 자유롭게 PX에 가서 라면도 먹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단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내무반에 받는 기능만 있는 공용 휴대폰이 있어서 급할 때 7시 이후에는 부모가 전화를 할 수 있다. 만약 자녀가 부모에게 전할 일이 있으면 부모에게 문자를 해서 전화를 달라고 요청하면 부모가 전화를 하면 되고 아들이 군내 공중전화를 이용해서 직접 전화를 해도 된다.

정말 예전 군대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매우 자유롭지만 오히려 아들들을 데려다가 나라에서 그야말로 '금선탈각(金蟬脫殼)'을 시키기 위해 잠시 맡겨둔 합숙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군대를 가더니 아들의 변하는 모습이 점점 눈에 띄게 되었기 때문이다. 군대 가기 전에는 아들에게 듣지 못했던 말을 요즘은 자주 듣는다.

"엄마, 사랑해요" "서연도 잘 있지요?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하세요"

무관심하던 동생의 안부도 묻는다. 군대를 가니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이다.

아들이 자랑스럽다.

수 년 간의 고난의 허물을 벗어야 금빛 매미로 거듭나듯 과거의 아들 모습을 벗어 버리고 새롭게 거듭나게 훈련시키는 대한민국의 군대. 그것이 지금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군대 모습이다.

이제 군복무를 마치고 나면 더욱 어른스러워지고 대한의 아들로 성숙하길 바란다.

김소영(태민) 수필가

김소영 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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