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드
  • 트위터
  • 페이스북
  • 검색
  • 전체메뉴

실시간뉴스

닫기

[세상보기]개명(改名)

김희정 한국작가회의 감사

입력 2018-05-15 16:33   수정 2018-05-17 14:47
신문게재 2018-05-18 23면

2018030801000604500023351
김희정 한국작가회의 감사
이름을 고친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대부분 지금의 삶과는 다른 삶을 살아보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사연이 있지 않고는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을 버리기란 어렵다. 더군다나 여러 번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한 개인과 달리 정당 이름을 바꾸는 일은 우리 정치사에서 흔하다.

6월은 지방선거가 있는 달이다. 다당제이다 보니 여러 정당이 후보자들을 냈다. 각 당의 후보자들은 정당의 이름을 달고 유권자들의 선택을 기다릴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 민주당 역시 여러 번 당명 변경을 통해 오늘의 민주당 이름을 가졌다. 당명을 바꾼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처음 당 명을 개명한 첫 마음을 가지고 정치를 하고, 정당을 운영하고 있는지는 오롯이 유권자가 판단해야 할 몫이다.

지금의 야당도 여당 못지않게 당 명을 여러 번 개명했다. 정치를 한 당에서 함께 하다 뜻이 맞지 않아 새로운 당을 창당한 후 이름을 바꾸는 예도 있고 기존의 인물들을 가지고 있으면서 당의 이름을 바꾼 경우도 있다. 그 이유는 지금의 여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제1야당인 자유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새누리당에서 자유 한국당으로 개명을 했다.

작년 촛불집회 당시 새누리당 해산 구호가 촛불을 밝힐 때마다 나왔다. 박근혜 정부를 만든 이유도 있겠지만, 집권 여당으로서 박근혜 정부의 권력남용을 막지 못한 다수 국민의 분노가 담겨있었다. 이런 국민들의 마음을 받아들여 새로운 당명을 만들어 당의 변화를 꾀했다. 그렇게 바꾼 이름이 1년을 넘어섰다. 지금 당명을 개명한 자유 한국당이 1년 전과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이 또한 유권자가 판단해야 한다.

어릴 적 나 역시 이름으로 적지 않게 놀림을 받았다. 가장 먼저 들어야 했던 말은 남자인데 여자 이름이라는 것이다. 그때마다 어떤 변명도 할 수 없었다. 내가 보아도 내 이름은 여자 이름이었다. 친구들에게 변명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놀림을 받아들여야 했다. 어릴 적에 내 이름에 담긴 뜻을 잘 알지 못했고 알았다고 해도 친구들이 들어 줄 나이가 아니었다.

성인이 되어 책임질 일이 늘어나면서 드는 생각인데 이름에 맞게 산다는 것은 어렵다. 부모님의 간절한 기원이 깃들어 있어서일까. 그 마음을 갖고 저마다 살다 이름이 부담스러워 개명하거나 이름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개명한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최근 5년 동안 8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새로운 이름을 갖는 사람도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을 가지고 사는 사람도 목표는 오직 하나 이름에 맞게 살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다. 그만큼 이름은 개인이나 단체에 중요하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는 말처럼 이름은 그 사람의 삶의 발자취 역할을 한다. 정당 역시 당명만 바꾸면 된다는 사고를 버리고 새롭게 당명을 걸었으면 그 당명에 맞게 국민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유권자들도 당의 이름만 보지 말고 그 당이 국민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어떤 비전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걸 실천하기 위해 지금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에 따라 투표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 기사에 댓글달기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