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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마타도어(matador)와 네거티브(negative)의 유혹

최병환 기자

최병환 기자

  • 승인 2018-06-11 10:22

신문게재 2018-06-11 15면

이제 군민의 선택을 받은 민선 7기 청양군수가 가려지기까지 3일 남았다.

지금 청양의 선거판은 마타도어(matador)와 네거티브(negative)로 축약된다.

청양군수 선거가 양강 구도로 굳혀지며 선거운동이 막바지에 접어들자 후보 간 고소 고발과 흑색선전이 판을 잠식하며 정책은 사라졌다.



지난달 11일 김돈곤 후보가 SNS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이석화 후보를 선관위에 고발하겠다고 포문을 연 뒤, 돌연 고발하지 않겠다고 태도를 바꾸자 지역 정가에서는 이석화 후보가 증거제시를 자신하며 적극 대응하자 한발 물러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숨 고르기를 하는 듯 보였던 두 후보 중 두 번째 포문을 연 건 이 후보였다.

이 후보는 지난 5일 김 후보가 선거유세와 가정에 배부되는 공보 책자를 통해 충남도 지역개발계획 4조2820억 원 중 청양은 155억밖에 못 가져왔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선관위에 고발과 함께 경찰의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 후보의 선관위 고발이 있었던 다음 달 김 후보는 기다렸다는 듯 이 후보를 통계법 위반혐의로 선관위에 고발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가 통계청의 사전승인 없이 조사한 자료를 유세에서 공개했으며, 선거운동원을 통해 자신의 지지자를 협박하고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이 유혹(?)을 뿌리치기가 힘이 든 것인지 이 외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의 고소 고발과 조사의뢰가 선관위 직원 책상에 놓이고 있으며, 연일 '카더라'와 '아니면 말고' 식의 비방이 넘쳐나면서 유권자의 선구안(?)이 요구되고 있다.

정책이 사라지고 네거티브와 고소 고발이 판치는 선거를 매번 바라봐야 하는 주민들은 지친 몸을 이끌고 막판 유세전에 뛰어들고 있는 후보들보다 오히려 더 힘들어하는 모양새다.

후보자는 네거티브로 얻은 승리로 지역의 수장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구심 가득한 주민의 눈초리를 지금이라도 돌아봐야 할 것이다.

선거 후 주민 갈등과 반목이 없는 청양을 기대해 보지만 쉽지 않아 보여 안타깝기만 하다. 청양=최병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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