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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대전] 컬러핑크알앤디 “한국형 유기농 화장품으로 승부”

민정환 대표, 천연성분 비비크림으로 일본과 홍콩서 입지굳혀
KT CS 신사업 파트너로 선정, 한국형 유기농 루트리의 출발
나무캡 쓰는 고집, 이제는 루트리만의 시그니처로 자리잡아

입력 2018-06-14 08:19   수정 2018-06-14 10:27
신문게재 2018-06-1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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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핑크알앤디, 루트리, 유기농. 그리고 브랜드 대전.

‘컬러핑크알앤디(대표 민정환)’는 유성구 탑립동에 있는 화장품 연구개발 제조업체다.

독자적인 특허성분이나 식물세포, 발효기술로 유기농 성분을 최대한 끌어올린 착한 화장품을 개발한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자연주의 포뮬러를 표방하는 ‘루트리(rootree)’가 있다.

컬러핑크알앤디의 시작은 유기농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비비크림이다.

비비크림은 원래 박피 치료 후 재생 및 보호 목적으로 바르던 의료용이다. 커버가 잘 되는 비비크림이 메이크업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일본 쪽에서 천연성분이 들어간 비비크림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민 대표는 지중해에만 있는 원물 성분을 찾아냈고 이를 접목한 비비크림을 개발해 일본에서 투자와 마케팅까지 지원받으며 자리를 잡았다. 일본 시장을 뚫자 까다롭기로 소문난 홍콩에서는 검증 없이 입점이 가능했다.

민정환 대표는 “KAIST 보육센터에 상주할 때 92개 업체 가운데 화장품 업체만 5곳이었다. 대부분 영업을 못해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반대로 컬러핑크알앤디는 일본과 홍콩으로 꾸준히 수출했고, 해마다 우수보육센터로 인증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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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남은 특별하다

KAIST 창업보육센터에서 성장가도를 달리던 그때 KT CS가 찾아왔다.

당시 신사업을 찾고 있던 KT CS는 여러 벤처기업 가운데 컬러핑크알앤디의 성장 가능성을 봤던 걸까. 화장품과는 거리가 있는 KT CS였지만, 새로운 사업 파트너로 컬러핑크알앤디를 품에 안았다. 대기업과 중소R&D기업 상생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만하지만, 국내에서는 100% 수입에 의존하던 유기농 화장품을 국내기술로 만들어보자는 의기투합은 파격적인 만남이었던 셈이다.

컬러핑크알앤디와 KT CS가 손을 잡으며 탄생한 브랜드가 바로 ‘루트리(rootree)’다.

▲한국형 유기농의 탄생

유기농 화장품은 정제나 가공을 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감이 매우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또 100%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가격도 부담스럽다.

유기농 화장품의 기준점이 되는 에코서트는 유럽의 원물로 유럽에서 제조된 화장품에만 부여되는 기준이다.

민정환 대표는 욕심이 났다. 유럽 기준이 아닌 우리 땅에서 나온 원물을 찾아서 우리만의 기준으로 개발된 ‘한국식 유기농’ 화장품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주목한 곳이 바로 청정의 땅 제주였다.

루트리의 탄생은 기획부터 제품 출시까지 대략 2~3년 정도가 소요됐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수차례 제주도에 내려간 끝에 원물을 찾았지만, 유기농 함량을 높이다 보니 사용감이 매우 떨어지더란다. 끈적였고 흡수도 잘되지 않았다. 원료마다 각기 향이 달라서 이를 배합하다 보면 어떤 향이 날지 감조차 오지 않았다. 한국형 유기농을 슬로건으로 내건 만큼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오랜 연구 끝에 현재의 제형과 향을 완성했다.

민정환 대표는 “유럽의 프리미엄 유기농 제품과 비교해봐도 텍스처에서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루트리는 한국인 피부 특성에 맞춘 한국형 유기농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루트리 제품에는 86%의 유기농 성분이 들어있다. 유럽 에코서트 기준보다 8.6배 높은 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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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캡, 우리만의 시그니처

좋은 제품을 만들고 나니, 케이스나 로고에도 욕심이 생겼다.

민정환 대표는 고민 끝에 오래전부터 생각해 온 나무 캡(뚜껑)을 적용하기로 했다. 루트리 캄포가닉 라인의 캡은 물푸레나무를 깎아 만들었다.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깎기 때문에 단가는 비싸지만, 좋은 제품을 만들겠다는 컬러핑크알앤디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제 루트리의 나무캡은 한국형 유기농의 시그니처로 자리 잡았다.

진짜 나무다 보니 기온에 민감하다. 햇볕을 받으면 나무 캡이 수축해 잘 열리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단다. 나무캡을 쓰는 모든 업체의 기술적 한계가 여기 있다. 하지만 반품할 필요는 없다. 잠깐 화장품 용기를 냉장고에 넣어두면 나무 캡이 다시 팽창해 잘 열린다.

▲숲에서 숲을 보다

루트리 컨셉은 ‘메이드 인 포레스트’다. 가장 한국적인 유기농을 컨셉으로 원물을 찾다 보니 첫 시작점이 제주도가 됐다.

민 대표는 “차후 제품이 확장된다면 한국의 자연에서 나온 원물을 가지고 한국의 기술력으로 유기농 제품을 만들어갈 생각이다. 제주도라는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으로 눈을 돌려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루트리의 로고는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삼나무다. 처음 로고를 만들었을 때 자연주의 스킨케어 브랜드인 ‘오리진스(ORIGINS)’의 로고와 비슷하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디자이너가 제주도의 삼나무를 보고 스케치한 이미지가 루트리와 잘 맞아 사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루트리를 비롯해 컬러핑크알앤디의 화장품은 이미 유럽시장으로 진출하며 한국형 유기농을 알리고 있다.

민정환 컬러핑크알앤디 대표는 “KT CS에 고마운 점은 매출이나 시장성보다는 좋은 제품을 만들자는 의도를 공감하고 협력해서 제품을 만들어 냈다는 점이다. 결국, 어떤 제품을 만들었냐보다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루트리는 정말 좋은 제품이라 자부할 수 있다. 좋은 원료를 쓰고 제조 과정도 믿을 수 있다. 앞으로 화장품 시장은 자연주의적인 유기농 시장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컬러핑크알앤디는 한국형 유기농으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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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핑크알앤디 사옥
▲디자인계에서도 알아본 사옥

컬리핑크알앤디 사옥은 유성구 탑립동에 있다. 깔끔한 외관과 얼핏 사무실보다는 잘 만든 집처럼 느껴진다.

민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양복을 입고 일하는 갑갑한 연구환경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컸다. KAIST 창업보육센터에서 올해 초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집처럼 편안한 분위기의 사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1층은 카페고 2층부터는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컬러핑크알앤디 사옥은 최근 좋은 건축물을 소개하는 디자인 후즈 홈페이지에 소개됐다. 네이버 메인 페이지를 장식하기도 하며 대전의 이색 건축물로 이름을 알렸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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