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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연극제] 이순재 “배우 되려면 고생 각오할 의지 있어야”

한윤창 기자

한윤창 기자

  • 승인 2018-06-1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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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콘서트에 출연한 이순재 씨(왼쪽)와 사회자 김상열 교수(오른쪽).
배우 이순재 씨는 관객으로 참석한 후배 배우들을 독려하기 위해 애썼다. 한 명 한 명과 대화를 나누며 배우의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다독이는 모습을 보였다. 16일 오후 9시 30분 대전시립미술관 야외특설무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이순재 씨는 인자한 멘토 연기자로 관객들에게 다가갔다.

배우와 스타는 다르다는 이야기로 이 씨는 자신의 배우론을 풀어나갔다.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스타와 연기력을 갈고 닦은 배우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 씨는 "우리 때도 신성일 같이 잘생기고 인기 많은 배우가 있었다"며 "그렇지 않다면 오직 실력을 쌓아서 연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젊은 배우들의 고민인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언급도 했다. 이 씨는 "옛날에는 연극배우들이 밥 못 먹었는데 요즘은 그 정도는 아니다"라며 "연기력을 가다듬으면 분명 기회는 온다"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이 씨가 예로 든 배우는 마동석 씨였다. 개성시대가 도래해 마동석과 같은 독특한 캐릭터의 배우가 각광받는다는 것이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예능적 에피소드 보다는 연기론과 연기자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이 씨는 배우의 덕목에 대해 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확한 우리말 구사의 중요성에 대한 설명이었다. 이 씨는 "지금 쓰는 인터넷 용어는 10년 후면 다 사라진다"며 "배우라면 우리말의 장단음까지 정확하게 쓸 줄 알아야 한다"고 설파했다. 자신이 석좌교수로 있는 가천대 학생들에게 말 연습을 많이 시킨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국의 연기 환경에 대해서는 비판의 날을 세우기기도 했다. 이 씨는 "일본 드라마의 경우 90%가 사전제작"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대본이 촬영 전날에야 나오는 현실"고 말했다. 이어 대사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해 표정연기에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실정을 토로했다. 이 씨는 "조승우가 쪽대본에 쫓겨 대사를 외우지 못하고 촬영에 온 적이 있다"며 "내가 조승우한테 괜찮으니 그냥 프롬프터 보고 하라"고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대전대 방송예술공연학과 김상열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크콘서트는 10시를 조금 넘겨 막을 내렸다. 이 씨는 객석에 앉은 후배 배우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자리를 떠났다. 김상열 교수는 "이야기가 정말 재밌어 밤새 대화를 하고 싶었다"며 "이렇게 훌륭한 원로 배우를 모시게 돼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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