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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에 텃밭가꾸기 하라고요?" 학부모 발끈

서구 A초교 폭염 주의보 속 학생들 야외활동 논란

박수영 기자

박수영 기자

  • 승인 2018-07-12 16:56

신문게재 2018-07-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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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전지역 한 초등학교가 학생들에게 무더위 속 잡초제거 작업을 시켜 학부모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12일 학부모들에 따르면 서구의 A초교는 지난 11일과 12일 이틀간 오전 9시 학교 특색사업인 텃밭 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일부 학년에게 잡초제거 작업을 진행했다.

이날 이뤄진 체험활동은 학교 주간업무 계획에 안내 된 '텃밭 잡초제거'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고학년의 경우 가꾸기와 관찰하기가 이뤄졌다.



실제 이날 오전 11시 대전과 세종 기온은 최고 35도까지 육박했으며, 대전과 세종 지역에는 폭염 경보가 발효됐다.

또한 대전교육청이 내놓은 폭염 안전매뉴얼에는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으로 불볕더위가 계속될 경우 학교교육과정 운영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각급 학교는 폭염 예방 교육과 실외 야외학습은 실내학습으로 대체하도록 하고 있다.

교육청 역시 이 같은 우려 속에 폭염 주의보와 경보가 내려진 9일과 12일 일선 학교에 체육 활동, 실외학습 등 야외활동을 자제한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같은 폭염 안전 매뉴얼에도 불구하고 야외체험활동이 이뤄져 학부모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학부모는 "텃밭에 심어진 작물들을 관찰하는 게 학교 교육과정 속에 있다 하더라도 이런 무더위 속에 굳이 진행을 하는 게 맞냐"며 "폭염으로 당초 예정돼 있던 것도 취소하는 마당에 텃밭 가꾸기라는 이유로 나가서 잡초제거를 시키는 건 지나친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A 학교 측은 '학교 대대로 내려온 특색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학교 주간업무 계획에 따라 안내했을 뿐 큰 문제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이른 아침인 오전 8시 30분에 진행돼 폭염과 관계 없이 학생들이 텃밭체험활동을 진행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학교 관계자는 "방학 전 텃밭을 한번 점검해 보는 게 필요하지 않냐는 차원에서 선생님들에게 안내를 했고, 담당 선생님들의 재량으로 학생들의 체험활동을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교육청 관계자는 "폭염 주의보가 있으니 가능하면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안전에 유의해 달라는 공문을 일선학교에 전달했다"며 "학부모들이 불안해 하는 마음을 잘 안다. 이 같은 날씨에는 학교 측에서 융통성 있게 야외활동을 실내활동으로 대체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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