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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구의 세상읽기] 대전에 '명품 도시숲' 만들자

중도일보 사회부장

박태구 기자

박태구 기자

  • 승인 2018-07-18 09:23
박태구 사회부장
박태구 중도일보 사회부장
우리나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뚜렷한 지역이라고 배워왔다. 중위도 지방에 속한 우리나라는 봄은 3~5월, 여름 6~8월, 가을 9~11월, 겨울은 12~2월로 구분한다. 그러나 최근 이런 '룰'이 깨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 현상 등 기후 변화로 겨울은 더 춥고 여름은 더 덥고 그 시기가 길어지고 있다. '독한 겨울', '독한 여름'으로 변화하고 있다. 보통 여름은 6월부터 시작했으나 지금은 5월부터 덥기 시작한다. 특히 올해의 경우 4월부터 30도가 넘는 111년 만의 더위가 찾아왔다. 4월 울진과 대구는 각각 33도와 32도의 기록적 기온을 보였다. 바람이 산맥을 넘어 공기가 뜨거워지는 '푄 현상'의 영향이 컸지만 한반도가 더워지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진 못한다. 5월 들어 대전지역은 30도가 넘는 날이 3일이나 됐다. 6월에도 기온은 치솟았다. 대전은 30도가 넘는 날이 11일이나 됐다. 3일 가운데 하루는 30도가 넘는 더위가 찾아온 셈이다. 이달 들어선 더위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대전의 7월 날씨는 4일과 5일 30도를 넘어섰고, 10일부터 15일까지 6일간 31~33도를 넘는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전날 저녁 6시부터 다음 날 아침 9시까지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을 기록하는 열대야 현상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한반도에 찜통더위가 일주일 이상 지속 될 것으로 예보했다.

이런 더위는 도시의 열섬 현상과 더해져 더 독하고 오래 지속하며 밤에도 그 열기는 식지 않는다. 연일 지속 되는 폭염 속에 도시의 열기를 낮추는 도시 숲이 주목받는 이유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도시 숲이 도시 온도를 저감 시켜 주는 '천연에어컨'이라고 비유한다. 관련 분석 결과가 나왔는데 교통섬 나무 그늘은 평균 4.5도, 가로수는 평균 2.3~2.7도의 온도 저감 효과 있다는 조사결과를 내놨다.



이 시점에 허태정 대전시장이 관련 공약을 내걸고, 대전시가 사업 추진에 나선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름하여 '둔산센트럴파크'다. 둔산센트럴파크 조성사업은 대전 둔산 도심 조성과정에서 대덕대로를 따라 조성한 대규모 녹지 약 3.3㎞를 하나로 연결해 그동안 단절됐던 생태 축과 보행 축을 복원하는 사업이다. 지하철 역사로부터 유출되는 지하수를 활용하고 공원 접근을 위한 연결 보행로를 확충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1·2차 사업으로 단계를 나눴다. 1차에는 보라매공원~시청남문광장 녹지, 시청 북문~시교육청 옆 가로수길~샘머리공원까지 연결하는 사업을 올해부터 2022년까지 허 시장 임기 내 완료한다. 또 2차에는 정부청사~한밭수목원을 연결한다. 총 사업비는 200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데, 전액 국비 또는 국비-지방비 매칭 사업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시는 이 사업 추진을 위해 둔산센트럴파크 조성 기본계획 용역비 2억원을 1차 추경예산에 담았다. 시의회를 통과하면 사업이 본격 추진되는 것이다.

이 사업을 보며 8년 전 기억이 떠올랐다. '둔산센트럴파크'라는 세련된 명칭은 아니었으나 필자가 전문가 의견을 빌어 비슷한 제안을 했었다. 중도일보 신문에 게재된 제목은 '도심공원-숲 잇는 공원길 만들어야<중도일보 2010년 9월 14일자 7면 보도>' 였다. 그 당시 글의 핵심은 단절된 도심공원과 숲을 연결해 시민들이 이용토록 함으로써 가치를 높이자는 것이었다. 당시 고은아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대전시청을 중심으로 공원과 숲을 연결하는 환경이 충분하다. 생태 축을 연결하고 시민들이 편안히 걸을 수 있는 코스 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기후 변화로 여름철 폭염의 기세는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그래서 '둔산센트럴파크'에 거는 기대가 크다. 친환경 도시에 걸맞은 '명품 도시 숲' 만들자.

박태구 중도일보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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