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당(他黨) 인사가 장관으로 입각하는 문제는 외부 인사로 한두 자리 채우는 것 이상의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압승으로 국회 의석수와 지방권력에 변화가 있었으나 산적한 입법 절차 등 현안 해결에서 야당 협조 없이는 여전히 한계가 따른다. 일종의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다. 범여권 야당 출신에 한해 입각 대상이 되거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을 포함한 것일 수도 있다. 어떤 형태든 청와대가 야당 의원에게 국무위원 자리를 개방하는 협치내각은 야당과의 연정을 의미하는 것이다. 협치의 최고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난이도가 높다.
대연정이든 소연정이든 현실화될 경우, 국정이 발목 잡힐 우려가 적다는 실익까지 생각했을 것이다. 문희상 신임 국회의장도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협치"라고 강조하지만 협치는 사실 스스로 실천하기다. 국면전환용이거나 실수요 차원이거나 적합한 인물인지가 당연히 중요하다. 생산성 있는 정치의 내실이 빠진 채 협치내각의 겉치레만으로 국정 운영 부담이 곧바로 줄어드는 건 아닐 것이다.
물론 잘만 운용하면 협치내각은 여야 모두에게 새로운 길이며 공존의 기회일 수 있다. 우리 정치에 늘 부족한 절제감 있는 균형, 소통이 곧 협치의 정신이다. 정치가 기본적으로 협치여야 한다. 선의의 힘을 합쳐 정치한다는 '큰 원칙'에 대한 공감이 먼저다. 연정이나 협치내각 공식화보다 더 급한 사안은 따로 있다. 공석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인선을 매듭지어 행정공백을 줄이는 일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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