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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돋보기] 체육단체 감사의 역할과 책임

정문현 충남대 교수

조훈희 기자

조훈희 기자

  • 승인 2018-07-26 18:06
  • 수정 2018-07-28 01:38

신문게재 2018-07-27 10면

정문현충남대교수
정문현 충남대 교수
6·13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전국 체육단체장들이 교체되고 임원 선출이 한창이다.

예전 같으면 직원도 여러 명 교체될 텐데 그런 면에서 고용안정이 실현됐다고 보이나 승진에 대한 줄서기 눈치싸움은 피할 수가 없다.

모든 체육단체에서 대의원총회를 통해 회장을 선출하는데, 이때 감사선출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감사는 회계감사보다는 전문성이 떨어지지만 역할은 훨씬 포괄적이며 막중한 권한과 임무가 부여된 직책이다. 감사는 체육회의 재산상황을 감사하고, 이사회의 운영과 그 업무를 감사하며, 재산상황 또는 업무 및 예산 집행에 관하여 위법, 부정한 것이 있음을 발견한 때 이를 이사회 또는 총회에 보고하는 책무를 가지고 있다.



이사회나 대의원총회에 모두 참석하여 진술할 수 있고 총회를 소집할 수도 있다. 단, 임무를 해태할 경우 민사적 책임(연대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므로 감사를 선임하고 수락하는 과정은 매우 신중해야 하며 그래서 감사는 반듯이 총회에서 선출하도록 규정돼 있는 것이다.

재정이 열악한 소규모 단체의 경우 지인들끼리 선출하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감사의 역할은 회장과 집행부를 견제하고 체육단체의 재정을 곤고히 하는 중요성을 갖는다.

대한체육회 정관의 감사 관련 내용을 살펴보면, 감사가 직무 관련하여 총회소집을 요구하는 경우 회장은 15일 이내에 총회를 소집해야 한다. 이때 회장이 정당한 사유 없이 총회를 소집하지 않으면 감사가 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17조. 총회의 소집). 또한 감사는 중요성을 명시하여 감사는 총회에서 선임하되, 정회원단체 중 회원종목단체 대표인 대의원 중에서 행정감사 1명, 공인회계사 자격을 가진 사람 중에서 회계감사 1명을 선임한다고 명시돼 있다.

회원종목단체와 시·도 종목단체, 시·도체육회 및 시·군·구체육회 감사의 선출과 역할, 책무도 모두 위와 같다.

지난 7월10일 대전시청에서 개최된 대전광역시체육회 대의원 총회와 6월27일 개최된 대전서구체육회 2차 대의원총회의 감사 선출 과정이 도 넘은 신임회장 눈치 보기라는 지적이다. 신임 감사 선출권한을 회장에게 위임해 주자는 회의 진행으로 대의원들의 반발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인사는 "신임회장은 감사를 받아야 할 대상인데, 감사를 받아야 할 대상이 어떻게 감사를 지명하느냐"라고 반박을 했다. 이어 "체육인의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다. 그럼 대한체육회는 문체부 국장이 감사를 맡아야 하느냐"면서 "이 같은 적폐를 청산하자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런데 이 같은 일이 서구체육회에서도 일어났다. 회장과 체육회 운영을 감시해야 할 감사를 역시 회장의 추천을 통해 선출해 또 다른 논란을 자초했다.

수십 년간의 경험과 수많은 우여곡절을 경험한 후 체육단체장을 시장, 구청장이 맡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린 체육계는 예산배정과 체육계의 위상을 얻은 반면, 선거조직화, 줄서기, 눈치 보기 단체로 폄하 돼 버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회장을 맡은 체육단체장들이 최선을 다해 체육계를 이끌어 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으나 너무나 바쁜 회장의 원활한 직무수행을 위해서라도 능력 있는 감사를 선출하고 정상적인 감사기능이 수행되어 체육단체를 적절히 견제하고 체육단체가 잘 발전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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