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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세상] 민선 7기의 대전 체육을 기대하며

정일규 한국사회체육학회장

조훈희 기자

조훈희 기자

  • 승인 2018-07-29 09:06
정일규
정일규 한국사회체육학회장
대전시 민선 7기의 지방정부가 출범했다. 대전은 지난 2015년 12월 11일 전국광역지자체 중에서 가장 처음 통합체육회를 출범시켰으며, 시장이 회장을 맡게 돼 그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그 기대감은 통합체육회의 출범이 단순한 행정조직의 일원화가 아니라, 체육분야 전반의 패러다임적인 변화에 대한 역사적 요청에 응하는 큰 걸음이었다고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 역사성에 대한 인식은 '체육' 본연의 가치를 이해하고, 그 가치를 어떻게 추동시켜 시민행복과 권리신장에 기여하도록 할 것인지 하는 방법론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정치인의 경우 때때로 체육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이해보다 체육이 제공하는 정치적 가치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게 될 위험성이 있다. 그러할 때 체육정책은 변화와 혁신의 동력을 잃어버리고 구태의연한 과거를 답습하거나 인기에 영합된 단기적인 효과만을 추구하게 된다. 예를 들어 과거처럼 체육회의 주요 역량이 시도대항 전국체육대회에서 몇 위를 차지하는가에 집중되고 성과에 대한 평가도 그것에 함몰된다면, '그들만의 리그'를 위한 체육정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통합체육회의 의미를 명제적으로 간단히 말한다면, 과거 수 십 년간 단절된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의 이원화된 구조를 선진형의 선순환구조로 바꾸어 나가기 위한 시도이다.

그런데 이러한 구조의 변화는 그간의 관성에서 벗어나 보다 근본적으로 체육본연의 가치를 회복하려는 시도를 함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가치란 무엇일까? 사실 그 가치는 관념적인 것이 아니라 크게 교육, 복지 그리고 산업의 세 영역에서 현실의 실제적인 변화를 지향한다.



예를 들어 교육 영역에서 체육의 가치는 학교현장에서 놀이의 가치가 실현되고, 왕따와 폭력이 없으며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는 전인교육에 기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협하는 현실은 운동부 학생의 교육포기와 학교와 사회로부터의 단절, 입시 위주의 교육과 일반학생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의 피폐함, 스포츠클럽과 학교운동부의 이원화로 단절된 시스템, 성적지상주의 등이다.

복지 영역에서의 가치는 스포츠참여를 통한 시민의 건강 및 행복추구고, 이를 가로막는 요인은 시설의 지역편중과 부족, 장애인의 낮은 시설편이성과 접근성, 전문 및 생활체육지도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 엘리트선수의 경력단절과 사회안전망 부재 등이 있다.

산업의 영역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부가가치산업으로서의 가치를 들 수 있는데, 그 위협요인은 체육에 대한 산업으로서의 인식부족, 4차 산업형의 스포츠강소기업육성이나 산학연 연계체계 부족, 시민구단의 팬 확보를 위한 마케팅 역량부족, 각급 생활체육대회부터 메가스포츠대회의 유치의지나 역량부족 등이다.

이 세 영역에서의 가치와 위협요인은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상호작용한다. 이러한 가치실현을 가능하게 하는 환경과 조건을 마련하는 정책에는 재원을 투입하여 부족한 공간과 시설인프라를 구축하는 등의 노력이 당연히 요구되지만, 이와 병행하여 소프트웨어적 접근이 정책의 성패를 가름하는 필수적 요건이다.

한 예로서 통합리그제와 같은 시스템의 정착은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 그리고 학교체육의 연결과 상호작용을 촉진시킨다. 이를 통해 생활체육을 기반으로 하는 엘리트선수의 저변확대, 은퇴한 전문체육선수의 일자리창출, 최상위급 프로구단에 대한 열성팬의 형성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여기에서 파생되는 산업적 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을 외국의 사례로부터 알 수 있다. 민선 7기의 출범을 축하하며 체육에 대한 깊은 이해와 소통을 바탕으로 대전체육의 방향이 제시되고, 실질적 변화가 시작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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