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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군의회, 폭염피해 속 ‘의정연수’ 논란

의원·의회사무과 직원 등 가뭄피해 타는 농심 외면하고 부산행

최병환 기자

최병환 기자

  • 승인 2018-08-12 11:52

신문게재 2018-08-13 15면

사상 초유의 폭염으로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청양군의회가 국내연수를 다녀와 주민의 원성을 듣고 있다.

군 의회는 지난 8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의원 7명 전원과 의회 행정사무직 직원 4명 등 11명이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모 호텔에서 진행된 의정연수를 다녀왔다.

연수목적은 의정활동의 역량 강화와 지역특성화사업 성공사례 등을 견학해 의정활동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겠다는 것.



연수경비는 1인당 66만6000원씩 청양군이 전액 지방비로 지원했으며, 모두 732만6000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하지만 세부일정을 보면 의원 역량 강화 실무 등 직무교육은 9일 4시간, 10일 2시간 40분 등 총 6시간 40분뿐, 이외 일정에는 8일 4시간 30분 동안 실시한 도심정비 및 재생사업 현장견학, 자갈치시장 등의 비교견학과 식사를 겸한 개별일정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했다.

이를 두고 일부 주민 사이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수의 필요성이 있더라도, 하필이면 최악의 폭염에다 가뭄으로 가축 피해가 늘어나고 농작물이 타들어 가 농심이 멍들어가고 있는 지금 의정연수를 다녀와야 했는지 의문이라는 것.

더욱이 애초 24일로 잡혀 있던 연수일정이 이장 한마음대회와 겹치자 8일로 변경, 행사에 참석해 얼굴 알리는 것이 까맣게 타들어 가는 농민의 절박함보다 앞서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현재 청양군 내에서는 수만 마리의 닭들이 떼죽음을 당하는가 하면 13ha에 이르는 면적의 농작물이 가뭄 피해를 보는 등 농민들은 폭염과 가뭄에 대처하느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청양읍 최 모(50) 씨는 "농작물은 타들어 가고 있는데 어찌할 방법도 없어 빨리 비가 내렸으면 하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면서 "군의원 의정 연수를 꼭 이런 시기에 해야 하는지, 청양에서 교육을 받으면 지역 현안과 시간, 경비 등을 훨씬 절약할 텐데 굳이 직원들 대동하고 관광지로 연수를 가야만 공부가 잘되는지 모를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의회사무과 임장빈 과장은 "상반기 일정으로 국내연수가 미리 짜였고, 더는 변경할 수 없어 추진했는데 뭐가 잘못됐느냐"고 항변했다. 청양=최병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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