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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교내賞이 ‘학종 스펙용’으로 남발

세종 학생 1인당 상장 개수 2.55개 전국 최고

박수영 기자

박수영 기자

  • 승인 2018-08-13 14:21
전국현황
주요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한 일선 고등학교의 스펙 부풀리기가 극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국회 교육위원회 김해영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2017년 고교별 교내상 수상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전지역 62개교 가운데 학생수보다 상장을 더 많이 발급한 학교는 45개교로 무려 72%에 달했다.

세종은 15개교 가운데 87%에 달하는 13개교가 학생수 보다 상장을 더 많이 수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학교 학생 1명당 2.55개꼴로 상을 받은 셈이다.

충남의 경우 11개교 가운데 73%에 달하는 86개교가 학생수 보다 상장을 더 많이 발급해 1인당 상장개수는 1.98개로 조사됐다.

전국적으로 고교 2348곳 가운데 1449곳(62%)이 학생 수보다 발급한 상장이 더 많았고, 학생 수보다 상장 발급이 2배 이상 많은 곳도 670곳이나 됐다.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상장 수가 학생 수보다 적은 곳은 단 3곳에 불과했다.

이처럼 학교 현장이 온통 스펙 쌓기에 혈안인 이유는 대학 입시에서 학생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신 성적과 교내 수상 실적, 동아리·봉사활동 등 비(非)교과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입시가 학생부종합전형이다.

대학의 전체 모집인원 대비 학생부 중심 전형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으며, 최근에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마저 없애고 학종으로만 뽑는 대학들도 속속 등장하면서 수험생들의 학생부 기재용 스펙쌓기 경쟁은 더욱 심해졌다.

문제는 학교 성적이나 재능과 상관없이 노력해도 받지 못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학교에 따라 여러 개를 받을 수 있는 곳도 있어 이른바 상장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학생 수가 816명인 서울의 한 고등학교는 각종 명목으로 8387명(학생당 평균 10건 이상, 중복포함)에게 상장을 수여했지만 경북의 한 고등학교는 792명의 학생에게 87개의 상장밖에 수여하지 않았다.

대전 A 고교 교사는 "학종으로 뽑는 대학들이 늘어나면서 학생부 실적을 최대한 늘리려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어느 학교든 상장 수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교내 상과 학생부의 신뢰도를 높이는 대책이 우선시 돼야 할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김해영 의원은 "다양한 교내 대회가 열리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 동기와 성취감을 이끌어내지만 교내상을 남발하는 학교들이 많아 공정한 평가 잣대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소득 양극화가 자녀들의 교육 양극화로 이어지고 교육 양극화는 또 다시 소득 양극화를 초래하는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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