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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애국지사 얼마나 아시나요?... 업적 관심 필요 목소리

대전 1명, 충남 1명, 충북 1명 등 충청권 3명 애국지사 생존
특정 기념일에 정부부처 관심 집중에 모르는 지역민 많아

방원기 기자

방원기 기자

  • 승인 2018-08-14 16:00
태극기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애국지사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매년 8월 15일 광복절과 6·25전쟁일, 3·1절 등 특정 기념일에만 정부부처의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지역민들이 이들에 대한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대해 알지 못하는 탓이다.

14일 대전지방보훈청에 따르면 8월 현재 충청권에 생존하는 애국지사는 대전 1명, 충남 1명, 충북 1명 등 3명뿐이다. 대전 정완진(92·유성구) 옹, 충남 이일남(94·금산) 옹, 충북 오상근(95·진천) 옹 등이다.



정완진 옹은 지난 1943년 4월 대구상업학교 재학 중 항일학생결사 태극단(太極團)에 가입해 맹활약했다. 태극단은 투쟁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조직을 정비해 최고의결기관으로써 간부회의를 구성했다. 그러나 1943년 5월 배신자의 밀고로 태극단은 일본에 발각됐다. 정완진 옹은 이때 수업 도중 다른 단원들과 함께 수없는 고문을 받았다.

이일남 옹도 1942년 전주사범학교 재학 중 일본인 교장의 노골적인 민족차별교육에 분개해 비밀결사 단체인 우리회를 조직, 항일활동을 펼쳤다. 이후 자금 조달 목적으로 1945년 1월 충남 금산사방관리소 인부로 취업하다 발각됐다. 그해 8월 17일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기소됐다가 광복으로 출옥했다.

오상근 옹은 1942년 일본군에 붙잡혀 강제 징집됐다. 일본군 신분으로 전쟁에서 죽는 게 모욕이라는 생각으로, 조선인 동료 4명과 함께 탈출했다. 2년 후 임시정부를 찾아 광복군에 입대했다. 오상근 옹은 총사령부 경위대 소속으로, 중경(重慶)에 있는 토교대(土橋隊)에 배속돼 임시정부 요인과 그 가족들의 안전에 대해 경호를 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이처럼 지역에서 자신의 몸을 다 바쳐 조국의 안전을 위해 희생했음에도 이를 아는 지역민들은 드물다. 특정 기념일에만 이들에 대한 조명과 위문품 전달 등이 이뤄지는 탓이다. 박선영(27·서구 둔산동) 씨는 "각 기념일이 갖는 의미는 알고 있지만, 지역에서 어떤 이들이 활동을 했는지는 전혀 알지 못한다"며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듣고,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애국지사 유족들도 독립운동가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낸다. 독립운동으로 생을 마감한 이들과 현재 충청권에 생존한 애국지사의 희생을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애국지사 유가족은 "위문품과 정부지원 등에 대해선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지만, 어떤 업적을 남겼고 당시의 상황에 대해 어떤 일을 했는지 지역민들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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