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외모 전성시대와 'K뷰티'

이주연 건양대 교수

'외모지상주의'라는 네이버 웹툰이 젊은 세대에게 매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뚱뚱하고 작은 키에 학교에서 매일 괴롭힘을 당하던 주인공이 어느 날 꽃미남으로 변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다. 이 스토리에서 주인공은 알바하는 데는 원래 육체를 사용하고, 학창 생활을 위해서는 외모가 월등한 육체를 선택한다. 이 웹툰을 보면 요즘 젊은 세대가 외모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높고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한국의 외모 지상주의는 더 유별나다. 아름다움 외모를 추구하는 것은 어느 시대, 어느 문화에서도 늘 이루어졌던 현상이지만 오늘날 한국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는 유독 강렬하며, 더욱 획일적 기준으로 나열되고 있다.

아이돌, 걸그룹의 날씬한 몸매와 갸름한 얼굴, 형형색색의 머리색과 한결 같이 큰 쌍꺼풀에 오똑한 코, 백옥 같은 피부와 빨간 입술은 같은 세대에게 완벽한 외모의 동경을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이모, 삼촌과 같은 기성 세대들의 가슴도 설레게 했다. SNS는 이러한 보기 좋은 외모를 부지런히 실어 나르며 퍼뜨리는 우리들의 외모 전성시대를 더욱더 부치기기에 바쁘다. 보수적인 어른들에게는 이런 모습이 철 없어 보이고, 한심해 보이기도 한다. 그 시간에 열심히 공부해서 자기 개발을 하고 미래에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도 부족한 시간에 외모 치장 같은 소모적인 일에만 몰두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의 미래가 걱정이 되기까지 한다.



하지만 우리 나라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한류를 들여다 보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다. 외모를 가꾸는 일이 소모적인 일이 아니라 'K뷰티' 컨텐츠를 생산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 전 세계에 한국 드라마와 K 팝 가수들의 팬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구촌은 한국 드라마에 등장하는 배우의 모습을 통해, 노래하며 춤추는 아이돌 그룹의 모습을 통해 한국 문화, 한국 정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전 세계인의 마음에 동경하게 된다. 한류 문화 팬 마음에 심겨진 상(像)은 곧 'K뷰티'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K뷰티' 인기는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화장품 수출액은 39억 2천 4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로 2013년 10억 4천 500만 달러와 비교하면 275%나 증가한 것이다. 2000년 이후 현재 우리나라 화장품의 수출 1위 국가는 중국이나 프랑스, 영국 등 화장품의 본고장으로도 수출이 늘고 있다.

'K뷰티'는 지역 경제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인천은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을 활용해 인천 지역 중소기업의 화장품 공동브랜드 판로 확대와 매출증진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고, 경기도 오산은 아모레퍼시픽을 중심으로 기장 1산업 단지에 38개사, 2 산업단지에 산업 단지 13개 사가 입주하는 등 화장품 산업도시를 자처하고 있다. 대전시에서도 2016년 뷰티산업 육성과 발전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대전의 화장품제조업의 성장 추세가 전국과 서울 및 5대 광역시 평균 증가율보다 낮게 나타난 것으로 보고됐다. 미용 중심의 뷰티서비스는 전국과 서울과 5대 광역시의 평균 증가율보다 상회하는 성장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 결과에서 대전 지역은 화장품 제조업보다는 뷰티관련 서비스업을 중점을 두어 뷰티관련 학과와 연계한 산·학·연을 중심의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이제 3차 산업을 넘어 4차,5차 산업을 이야기 하고 있다. 'K뷰티'를 흠모하고 동경하는 미래의 인재들이 모방이나 소비로 그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차원의 재생산과 창의적인 혁신의 발판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와 지역의 정책 지원, 경제적 활성화 방안 모색 등이 함께 어우러져 세대간 협력, 계층간 협력, 분야별 협력, 산업간 협력 등이 'K뷰티'를 통해 이루어질 날을 기대해 본다.

이주연 건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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