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봉에서 동학사로 내려오다 보면 은선폭포가 있다. 요즘엔 해마다 가뭄이 심해 물 내려가는 폭포를 보기 힘들었다. 봄이 돼도 여름이 와도 계룡산을 오르내리지만 은선폭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물 내려가는 걸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보았다. 은빛 새하얀 물줄기가 환상적으로 물방울을 튕기고 있었다.
물줄기 내려가는 소리가 우렁찼다. 왜 이름이 은선폭포일까. 나름 추측해보건대 물줄기가 은색 선으로 보여서 은선폭포 아닐까. 폭포수가 떨어지는 밑 물웅덩이는 옹달샘이었다. 옛날 옛적 혹시 하늘의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하던 곳이 아니었을까. 옥빛 옹달샘에서 아리따운 선녀들이 목욕하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 선녀들을 훔쳐보는 떠꺼머리 총각의 발그레한 뺨이 사과처럼 붉어지겠지?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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