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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은선폭포의 환상적인 물줄기

우난순 기자

우난순 기자

  • 승인 2018-09-23 11:19
은선폭 포
한가위를 앞둔 계룡산의 초가을은 풍성하다. 계곡은 물소리로 시끌벅적했고 도토리, 상수리가 천지였다. 다행이다. 산짐승들의 겨울 식량은 걱정 안해도 되겠다. 다람쥐 녀석들은 부지런히 먹이를 날르느라 분주하다. 입에 도토리를 한가득 물고 사람이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 식량 마련하기에 여념이 없다. 전날 내린 비 덕분에 땅이 촉촉해서 밟을 때마다 폭신한 느낌이 기분이 좋다.

관음봉에서 동학사로 내려오다 보면 은선폭포가 있다. 요즘엔 해마다 가뭄이 심해 물 내려가는 폭포를 보기 힘들었다. 봄이 돼도 여름이 와도 계룡산을 오르내리지만 은선폭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물 내려가는 걸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보았다. 은빛 새하얀 물줄기가 환상적으로 물방울을 튕기고 있었다.



물줄기 내려가는 소리가 우렁찼다. 왜 이름이 은선폭포일까. 나름 추측해보건대 물줄기가 은색 선으로 보여서 은선폭포 아닐까. 폭포수가 떨어지는 밑 물웅덩이는 옹달샘이었다. 옛날 옛적 혹시 하늘의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하던 곳이 아니었을까. 옥빛 옹달샘에서 아리따운 선녀들이 목욕하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 선녀들을 훔쳐보는 떠꺼머리 총각의 발그레한 뺨이 사과처럼 붉어지겠지?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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