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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초대석] 이원묵 건양대 총장 "소통과 리더십으로 위기 극복"

대내외적 불안요소에도 구성원 학교사랑 마음 커
특성화로 경쟁력 키워 '건강한 대학'으로 발돋움
학생들 꿈 이룰 수 있는 '지역 인재요람' 만들고파

고미선 기자

고미선 기자

  • 승인 2018-10-23 17:05

신문게재 2018-10-24 11면

20181023-이원묵 건양대 총장1
교육부 기본역량진단평가 성적 저조, 총장의 갑작스러운 사퇴, 노사 갈등, 그리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돋움….

돌이켜 보면 건양대의 2018년은 그야말로 다사다난(多事多難)이다. 대학평가 1차 성적표 공개 당시 건양대의 탈락 소식은 다소 충격이었다. 취업률은 물론, 굵직한 국가 재정지원을 따내는 등 안정적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이러한 불안 요인들을 끌어안고 건양대 새 사령탑으로 온 이원묵 총장의 어깨가 무겁다. 하지만 그는 희망을 본다.



이 총장은 "한 번도 패한 적도 없고 모든 사업을 다 했는데 자만심이 앞섰던 게 아닌가 되짚어 본다"며 "대학은 그만큼 총장의 리더십이 중요하고, 교수와 직원이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소통'과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학생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하자 그는 '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항상 꿈을 가지세요.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노력하다 보면 실패도 있겠지만, 그것도 중요한 경험이자 업적이 될 겁니다. 경험이 쌓이면 성공이 되리라 믿습니다."

무엇보다 '학생'을 위한 교육이 중요하다는 이원묵 건양대 총장을 만나, 대학이 직면한 현실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총장 취임 두 달, 바쁜 일정을 보냈을 것 같다.

▲처음에는 두려움, 걱정들이 앞섰다. 노사갈등부터 교수와 재단의 꼬인 문제, 대학평가 실패는 물론 입시까지 앞두고 있었기에 책임감이 컸다.

취임 후 가장 먼저 과별로 교수들과 미팅을 했다. 대화를 통해 대학 구성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건양대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알게 됐다. 건양대 교수, 직원, 학생들의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컸다. 위기 속에도 서로 결집하고 한마음으로 가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자신감을 가졌다.

그래서 지금은 '희망적'이다. 노사문제도 해결되고, 학생과 교수들의 갈등 해소도 주력하고 있다. 이제는 미래로 가기 위한 설계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최근 교육부 대학 기본역량 진단평가 이후 학교가 어려운 시기를 겪은 것으로 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건양대는 그동안 국책 프로젝트에서 떨어져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너무 의아했다. 나름대로 분석해 본 결과 '준비소홀'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지속 변화하는 환경에서 총장의 리더십이 부재했다.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기본 역량강화진단을 위한 사업보고서, 계획서에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기본역량강화사업의 정량평가 등 숫자로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은 우수했지만, 정성평가에서는 점수가 많이 떨어졌다. 결국, 준비가 미흡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대학의 위기를 타개할 방안은 무엇이고, 어떻게 추진할 생각인지.

▲그동안엔 외모를 가꾸고 화장하는 기술을 발전시켰다면, 이제는 체력을 키울 수 있는 건강한 대학을 만들 것이다.

그 첫 번째가 대폭의 학사 구조개혁이다. 조직을 슬림화해서 경쟁력을 높이고, 무엇보다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려 한다. 역량강화대학 지정으로 인원을 10% 감축해야 하지만 이미 구조조정을 통해 3%를 줄여왔다. 앞으로 7%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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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된다.

또한 대학 특성화가 내실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대전캠퍼스는 '첨단의료기술' 선도, 논산캠퍼스는 '국방군사 관련 산업 인력개발 지원'등 특성화된 캠퍼스로 키울 것이다.

논산은 정부와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내년까지 산학융합지구로 만들고, 일하면서 공부하는 새로운 모형의 학습시설을 만들 예정이다. 기술개발 등 대학이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집적화시키는 것이다.

대전캠퍼스는 의료 관련 기술을 특성화시키는 연구중심 대학으로 방향을 잡았다. KAIST, ETRI, 원자력연, 기초연 등 특구와 협력해서 의료 관련 기술 연구센터를 만들려고 한다. 특히 중이온 가속기를 활용한 암 치료 희귀성 치료기술을 개발하는 '의료기술의 첨단연구단지'를 만들기 위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어느 정도 합의를 이루어 냈다.

-제 6대 한밭대 총장 역임, 건양사이버대 총장직 등의 대학운영 경험이 위기극복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사이버대에 1년 있으면서 건양대의 현실을 조금은 파악했다. 사이버대는 작은 규모의 교수만 있다. 작은 규모임에도 학생들은 많다. 온라인 수업을 하므로 3500여 명의 학생들이 있다. 소통의 창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오프라인 대학보다 온라인 대학이 학생 관리가 더 어렵다. 최근 학습방법이 큰 폭으로 바뀌고 있다. 루이지애나대 약학과에선 40% 이상이 사이버 교육을 하고 있더라. 우리는 현재 조금 소홀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든다.

한밭대 총장 시절엔 강도 높은 구조개혁과 함께 산업대에서 일반대로의 전환을 이루어 냈다. 무엇보다 과거 산업대의 틀에서 벗어나도록 낡은 문화를 바꾸었다. 여러 가지 경험이 이 시점과 잘 맞지 않나 싶다.

-학령인구 감소, 입학금 동결 등으로 지방대 재정이 어려워 지고 있다. 건양대만의 경쟁력이 있다면.

▲건양대는 설립자가 양심적이다. 대학법인을 만들고 법인의 빚이 '0'이다. 그동안 많은 재정을 아껴 적립해 놓았으며 병원 수익금 100%를 대학에 투입한다. 재단의 재정이 건실한 것은 매우 큰 경쟁력이다.

특히, 자랑하고 싶은 것은 우리 대학은 경쟁력 있는 단과대학, 학과들이 많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논산과 계룡이 가까운 지리적 위치를 토대로 군사학과가 다양한 발전을 꾀하고 있고, 의과학 대학의 경우 전국 최고의 국가고시 합격률 및 100%에 가까운 취업률을 자랑한다. 또한 전국 최초의 융합전문단과대학인 PRIME창의융합대학은 기존 교수들은 물론, 산업현장에서 온 교수들이 함께 PBL(Problem based Learning) 교육 시스템을 도입해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성과물이 대한민국 교육계 좋은 모델로 확산되길 바란다.

-끝으로 향후 계획, 총장 임기 동안 꼭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총장직은 딱 4년만 할 것이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건양대를 '내 인생의 작품'으로 만들고 싶다.

건양대의 학풍 즉, 문화를 바꿔 '교육과 학문의 전당'으로 변화하도록 힘을 쏟을 계획이다. 대전캠퍼스는 연구중심대학, 논산캠퍼스를 산학융합지구로 공고히 해 아무도 따라오지 못하는 특성화된 대학으로 만든다면 '인생의 작품'이 되지 않을 까 싶다. 이후 회고록을 쓰려고 한다.

큰 그림에서 보면 건양대의 설립자 정신은 '지역의 인재들이 국가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다. 대학은 사회적 책무가 좋은 인재를 많이 모아 교육하고, 그들이 꿈을 이루게끔 해야 한다. 교육을 중시하고, 연구를 중시하고, 학생을 중시하는 대학으로 성장 발전시켜야 한다. 반드시 그렇게 갈 것이다.

무엇보다 지역민들이 건양대를 많이 사랑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건양대
●이원묵 총장은…

공주 출생으로 충남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화학공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한밭대 화학생명공학과 교수로 임용돼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한밭대 6대 총장을 역임했으며, 2017년 10월부터 현재까지 건양사이버대 제 3대 총장직을 수행하며 지난 8월 건양대 제 10대 총장에 취임했다.


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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