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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무궁화, 화려한 우승 세리모니 뒤 다가오는 어두운 그림자

금상진 기자

금상진 기자

  • 승인 2018-11-13 17:11

신문게재 2018-11-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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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은 11일 리그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우승을 기념하는 화려한 세리모니를 펼쳤다. (사진 아산무궁화축구단)
"아산무궁화, 화려한 우승 뒤 다가오는 어두운 그림자"



선수수급 중단으로 해체위기에 몰린 아산무궁화 축구단의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아산은 11일 리그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우승을 기념하는 화려한 세리모니를 펼쳤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5일 이사회를 열어 오는 19일까지 아산이 선수충원계획을 내놓지 못할 경우 1부 리그 승격자격을 박탈하기로 했다.



아산 무궁화가 승격자격을 이어가기 위해선 경찰청이 선수 충원 중단을 철회하거나 도민구단 또는 시민구단을 창단해 아산 무궁화를 인수하는 방법뿐이다. 지난 8일 충남도청에선 아산 무궁화축구단을 도민구단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아산시가 무궁화축구단을 도민구단으로 창단해 줄 것을 도에 건의함에 따라 마련됐다. 토론은 양승조 충남지사를 비롯해 여운영 충남도 의원, 이창규 아산 부시장, 최진철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을 비롯한 전문가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최진철 경기위원장은 "도민구단은 충남 도민들의 결집에 있어 꼭 필요하며 도민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도에서 축구계를 위해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창규 아산 부시장은 "아산시의 재정 규모나 인구를 고려한다면 시에서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아산을 해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도에 도민구단 창단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도민구단의 운영 시 재정적자와 필요성 여부 등을 놓고 도민구단 창단에 부정적인 의견이 이어졌다. "기존의 시·도민 구단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민구단 창단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며 구단을 운영할수록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한 "공공성을 위해서라면 프로구단이 아닌 학교체육과 생활체육에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천안시가 운영 중인 천안시청축구단을 프로로 전환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전체적인 여론은 도민구단창단에 부정적이다. 프로축구연맹 측은 토론회 결과에 대해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실망스러운 심경까지 감추지는 못했다. 연맹 측 관계자는 "지역에서 개최하는 음악회나 콘서트 중 매주 수천 명의 시민을 한자리에 모이게 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가 있느냐"며 "스포츠를 통한 시민들의 화합과 지역 인지도로서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아산시는 아산 무궁화의 K리그 2 우승컵을 아산시청 로비에 전시하는 등 아산 무궁화를 지켜내려는 의지를 보였다. 아산무궁화 역시 응원가 발표와 코칭스쿨 수료식 등 특별한 동요 없이 구단을 운영중이다.

축구팬들은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아산 무궁화 축구단의 존속과 도민구단 창단을 독려하고 있지만, 여론을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일까지 남은 시간은 단 5일 뿐 지역 여론의 외면 속에 잔인한 운명의 시간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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