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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아침]우남 전혜령의 '길 위에 상념(想念)'

사랑의 열병으로 무르익어 터질듯한 붉은 열정
기다리다 지쳐 담을 넘는 감나무 외도
뿌연 안개 낀 산등성이에 맴도는 차가운 이름
파란 하늘에 시리게 쓰이며
한적한 들길 따라 운암사 올라가는 곳곳에
메아리로 흩어진다

오주영 기자

오주영 기자

  • 승인 2018-11-15 06:02
  • 수정 2018-11-15 08:36
전혜령
전혜령 시인
가을 수채화 같은 들녘에

인연이 남긴 이별의 상흔(傷痕)

봄비처럼 따스하게 흐르던 냇가엔



가뭄에 쩍쩍 갈라져 속내를 드러낸 애증의 갈증만

애처로이 하나둘 고개 내민 그 길에

가을바람이 나뭇가지만 흔들어댄다



사랑의 열병으로 무르익어 터질듯한 붉은 열정

기다리다 지쳐 담을 넘는 감나무 외도

뿌연 안개 낀 산등성이에 맴도는 차가운 이름

파란 하늘에 시리게 쓰이며

한적한 들길 따라 운암사 올라가는 곳곳에

메아리로 흩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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