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 영화/비디오

[명절 이 영화]극한직업-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우난순 기자

우난순 기자

  • 승인 2019-02-02 10:51
극한직업
연합뉴스TV 제공
'극한직업'. 이 타이틀은 EBS의 프로그램이다. 오래전부터 방영되는 프로로 극한의 상황의 직업 아니, 노동의 현장에서 죽을 힘을 다해 피땀을 쏟는 사람들의 얘기다. 지금은 소재가 달리는 지 예전처럼 강도가 세진 않다. 기억에 남는 사람들이 있다. 조정경기 선수들인데 보는 내가 숨이 차서 헐떡거릴 것만 같았다. 호수에서 카누에 탄 선수들이 한 팀이 돼 협동과 극한의 힘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 노를 젓는 팔의 근육이 찢어질 것만 같은 선수들의 고통스런 표정은 잊을 수가 없다. 거기서 어느 한 사람이라도 리듬을 벗어나면 조 전체가 망하는 부담감은 정신적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할까.

'극한직업'. 지금 극장에서 상영되는 코미디 영화다. 천만 관객을 바라보고 있다. 이병헌 감독의 장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전엔 배우 이병헌이 영화 연출도 하나 생각했었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바람 바람 바람'도 재밌게 본 영화다. '황산벌'의 이준익 감독의 계보를 이어갈지 기대되는 감독이다.



경찰서에서 사고뭉치 문제아, 찌질이들의 집합체를 한데 모은 마약반들. 만년반장 고반장(류승룡), 국대출신 마형사(진선규), 무에타이 선수 출신 장형사(이하늬), 경찰대(?) 출신 영호(이동휘), 전직 야구선수 재훈(공명). 해체 위기의 마약반 5인방이 범죄소탕을 위해 어쩌다 맡게 된 치킨집이 대박을 터트려 주객이 전도되는 웃지못할 상황이 펼쳐진다. 이른바 '마약치킨'으로 숨은 솜씨를 발휘하는 마형사와 나머지 반원들에게 벌어지는 어이없는 상황은 끝까지 웃음을 선사한다. 또 한명, 명불허전이란 말이 아깝지 않은 배우 신하균도 강열한 인상을 선사한다. 찰진 대사와 깐족거리는 말투도 시종 웃음을 준다.

이 영화는 보는 내내 관객들의 웃음소리를 자아내게 했다. 틈틈이 폭소를 터트리게 된다. 마형사가 마약팔이 이무부를 쫓으면서 반원들에게 휴대폰으로 문자로 이름을 'ㅇㅁㅂ'라고 보내자 장형사(이하늬)가 '이명박?'이라고 말하는 장면 등은 재치가 돋보이면서 재미를 선사한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고반장이 '수원왕갈비치킨'을 홍보하는 선전문구는 마약치킨처럼 중독성 강한 명대사로 등극했다. 갑자기 치킨이 마구 당긴다. 마약치킨 시켜 먹을까나?
우난순 기자 rain4181@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