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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주민참여는 지방분권 성공의 열쇠

장종태 대전 서구청장

임효인 기자

임효인 기자

  • 승인 2019-02-27 16:18

신문게재 2019-02-28 20면

장종태 서구청장
장종태 대전 서구청장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주민참여의 통로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주민들이 정치적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길은 선거를 제외하곤 거의 없었으며, 정책 과정에서 자신들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공식적 채널 또한 턱없이 부족했다.

지방자치의 실시와 시민사회의 성장, 인터넷의 등장은 주민참여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이전까지 공공서비스의 수동적 객체였던 주민들은 능동적인 주체가 되어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높게만 보였던 관공서의 문턱이 한층 낮아지면서 주민들의 발걸음이 잦아졌으며, 공무원들도 권위적 태도가 아닌 주민에게 먼저 다가서는 서비스 마인드를 갖추기 시작했다.

이에 발맞추어 주민공청회, 주민참여 예산제 등 정책 결정 과정에 주민을 참여시키기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됐다. 그리고 이러한 제도를 통해 주민들은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는 소중한 경험을 축적해 나갔다. 적어도 형식적으로는 주민참여의 틀이 어느 정도 갖추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지방분권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 주민참여 단계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여전히 대다수의 주민은 적극적인 참여에 익숙하지 않다. 각종 제도는 마련돼 있지만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는 사례도 많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각종 주민참여 행정이 실효성 없는 보조적인 전시행정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비판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제는 지방분권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걸 맞는 주민참여 체계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지방분권은 주민들이 주체적 참여의식을 갖고 자신들의 공동체적 삶을 스스로 결정할 때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는 만큼, 무엇보다도 주체적으로 참여하려는 주민들의 몫이 커져야 한다. 단순히 행정의 결정 과정에 개입하기 위해 의사를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 주민들 스스로 지역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는 단계까지 발전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많은 주민에게 보다 많은 경험'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제도를 활용한 참여도 의미가 있지만, 사회 전반에 주민참여 문화가 정착돼 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민선7기 우리 서구는 주민의 자치분권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주민참여 시책을 추진하고자 한다. 우선 주민 1004명으로 구성된 '1004 주민정책 참여단'을 구성·운영해 구정에 대한 피드백을 강화하고, 주민의 실질적 구정 참여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동 주민참여 예산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주민자치위원회의 권한과 위상을 한층 강화 시킬 예정이다.

아울러, 마을활동가 아카데미를 운영하여 커뮤니티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구민이 함께 지역 발전을 주도하는 동네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주민참여 플랫폼인 '서구 더 행복커뮤니티'를 구축해 구정에 대한 구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소통을 강화하고 주민참여의 폭을 한층 넓혀 나갈 것이다. 그리고 주민생활 만족을 위해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시설을 연중 개방하고 마을공동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더불어 마을캠프'도 준비하고 있다.

주민참여는 지역공동체의 삶을 바꾸고 행복을 일구는 필요조건이며, 주민들이 정체성과 자긍심을 갖게 하는 원천이 된다. 민선7기에는 주민참여 제도가 정착단계를 지나 성숙단계에 돌입해 주민이 지방분권시대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길 바란다. 장종태 대전 서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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