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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버닝썬, 합리적인 의심에 걸맞은 수사결과 기대

이승규 기자

이승규 기자

  • 승인 2019-03-17 14:21

신문게재 2019-03-18 23면

처음에는 단순폭행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까다 보니 완전 게이트 급이다. 폭행에서 마약판매, 성 추문, 경찰 유착, 성 접대, 탈세 등 현재까지 드러난 실체다. 얼마나 더 숨겨진 범죄행위가 있을지는 모를 일이다.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폭행사건이 이처럼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지는 짐작도 못 했다.

서울경찰청은 마약 혐의로 클럽 직원과 손님을 입건하고, 공동대표를 소환해 경찰에게 뇌물을 줬는지를 조사했다. 국세청도 탈세를 꼼꼼히 챙겨보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가수 승리와 정준영 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14일 경찰에 출석해 각각 16시간, 21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15일 귀가했다. 향후 재소환 여부는 미정이다. 이 과정에서 경찰 유착과 성 접대, 성 추문 등 의혹을 사는 카톡 등의 내용을 확인하고자 휴대전화 6대를 제출받아 포렌식 작업에 들어갔다. 경찰은 또 2015년 강남경찰서 근무경력이 있는 총경급 간부 경찰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승리 등 카카오톡 대화 속 경찰인지를 확인했다. 어찌 됐든 메가톤급 파문을 몰고 온 버닝썬 사태에 대한 전반적인 수사가 본격화된 만큼 의혹이 의혹으로 끝나선 안 된다.



더욱이 이번 사태는 경찰 간부가 입에 오르내리는 등 경찰과의 유착 정황이 드러난 만큼 과거처럼 통상적인 수사와 처벌로는 곤란하다. 여기에 제 식구 감싸기로 꼬리 자르기식 수사가 이뤄진다면 검경수사권 문제는 물 건너간다고 봐야 한다. 마약과 성범죄에 경찰 간부가 포함된 유착 의혹까지 떠들썩하게 나도는 상황에서 경찰의 수사결과가 의혹을 풀지 못한다면 경찰의 수사권 독립은 재론의 여지도 없다.

업소와 경찰의 유착은 이번 버닝썬 사태에서 확인되듯이 사정만 달라졌을 뿐 고질적 병폐가 아닐 수 없다. 전직 경찰관의 구속으로 경찰 유착 의혹을 피해 가서는 안 된다. 합리적인 의심에 걸맞은 수사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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