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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어린이집 입소의 부익부 빈익빈

입력 2019-03-17 02:10   수정 2019-03-18 16:59
신문게재 2019-03-19 22면

한세화인물사진
한세화 미디어부 기자
3월 신학기에 접어들면서 21개월 된 둘째아이가 어린이집 첫 등원을 시작한 지 2주가 지났다. 생애 최초의 사회생활이다. 입학의 꽃은 '초등 입학' 이라는 말도 있지만, 어린이집 첫 등원 역시 그와는 조금 다른 이유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 같다. 엄마 품이 세상의 전부였던 아이가 처음으로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시간을 갖는다는 측면에서 부모 입장에서도 여간 긴장되는 일이 아니다.

연령이 어린 관계로 어린이집에서는 등원 첫 2~3주 동안 적응기간을 둔다. 첫날에는 보호자 동반 한 시간 남짓 머물러 봤다가 며칠 후부터 보호자와 잠시 분리해 있어 본다. 분리라고 해봐야 아이의 시야에서 살짝 벗어나 20~30여분 나와 있는 수준이다. 여기까지 무리없이 진행됐다면 절반은 온 셈. 이후 점심식사까지 해본다. 마지막 단계인 낮잠자기가 최대 난코스인데, 아이가 잠을 잘 수 있다면 적응은 끝난 것이다. 그 공간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는 뜻이고 편해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다만, 등원 때마다 엄마 품에서 어린이집 선생님 품으로 넘어갈 때 안 떨어지려고 서글프게 울기를 한동안 지속한다. 이 순간이 가장 힘들다. 오래전 큰아이도 아침마다 울었던 기억이 난다. 아이의 우는 모습에 나도 같이 울면서 별의별 생각들이 머릿속이 헤짚는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이게 맞는 걸까…" 요즘도 아침마다 그때와 같은 상황을 접하지만 경험치에 따른 숙련이 생기는 일은 분명 아닌 듯 하다.



이렇게 둘째아이가 어린이집에 발을 딛기까지는 6개월 이상의 기다림이 있었다. 지난해 하반기 회사 복직에 맞춰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집 3군데에 입소를 문의했지만 한 자리도 없었다. 전부 내년 새학기까지 기다리라는 말 뿐. 2곳은 대기자 순번에서조차 밀렸고, 나머지 한 군데만 입소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예컨대, 어린이집 원장의 철학은 어떤지, 부대시설은 안전한 지, 식재료의 품질은 양호한 지… 내 아이의 안위를 위해 따져보고 비교해 보고 싶은 부모의 본능과 같은 마음은 사치였다. 선택의 여지 없이 입소 가능한 어린이집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할 지경이었다.

언론에서는 우리나라 출산율이 한 명에도 못 미치는 0.98명이라며 보도가 넘쳐나지만 체감도와는 많이 다른 것 같다. 일반 어린이집에 들어가려면 입소대기 기간이 평균 100일이 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직장어린이집 대부분이 80% 정도의 정원만 채우고 운영하고 있다. 직장 어린이집이 있는 직장엘 다니는 부모들이 과연 얼마나 될 지, 그들만의 특혜인 것처럼 느껴져 씁쓸하기만 하다. 공공기관 어린이집을 지역사회에 개방해 부모의 양육부담을 덜어주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일 것이다. '입소 전쟁'이라는 표현까지 난무하는 일반 어린이집 입소, 영·유아 보육문제의 큰 해결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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