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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해체·백제보 상시개방안 통할까…금강권역 설명회서 반대 목소리

세종시민 "친수공간 확보 등 이용 편익이 우선"
청양주민 "상시개방 아닌 필요시 일시개방해야"

임병안 기자

임병안 기자

  • 승인 2019-03-1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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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19일 개최한 금강 세종보 처리방안 주민설명회에서 한 주민이 해체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세종보는 해체하고 백제보를 상시개방하자는 지난달 22일 '4대강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의 제안에 대해 설명회에 참석한 세종과 청양 주민들이 반대하는 뜻을 분명히 전달했다.

환경부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은 19일 세종시와 청양군에서 설명회를 열고 지난달 제시된 보 처리방안에 대한 주민 의견을 접수했다.

정부는 환경파괴 논란이 제기된 4대강 보의 처리방안을 결정하기 위해 조사평가단을 구성해 보 개방 후 모니터링과 주민의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4대강 9개 보의 처리방안을 제시했고 이중 금강 세종보는 철거, 백제보는 상시개방을 제안한 상태다.

이날 설명회는 이같은 보 처리 방안을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환경부가 세종·백제보에 제시된 처리방안을 설명하고 주민들의 질문에 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대답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청양군민들 "백제보 상시 아닌 일시 개방을"

오전 11시 청양군 청남면사무소에서 진행된 주민설명회에는 주민 40여명이 참석해 보 개방 시 용수공급 대책을 집중 질의했다.

백제보는 지난달 22일 기획위원회에서 보 해체 대신 상기개방이 제시된 바 있다.

이날 환경부는 백제보 처리방안으로 상시개방이 제안된 이유에 대해 보 해체비용 대비 수질 수생태계 개선의 편익이 크지 않고, 녹조와 조류 등이 수문 개방으로 충분히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 결과를 설명했다.

이에대해 주민들은 경제성과, 수질개선효과 등에 대해서보다 농업활동에 대한 차질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주민 윤일학(51) 씨는 "가뭄 때는 대청댐도 식수공급에 허덕여 농업용수는 끊기는 일이 있는데 백제보를 상시개방해서는 농사짓기 어렵다"라며 "백제보가 있어 지난해 가뭄에도 농사 지을 수 있었는데 앞으로 상시개방이 아니라 연중 보를 가동하고 필요할 때만 일시적으로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주민 정한규 씨는 "녹조가 빈번한 것은 금강 상류에 오염원이 많기 때문인데 하수종말시설처럼 금강이 오염되지 않도록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대로, 이름을 밝히지 않은 주민은 "청양은 깨끗한 자연이 가장 큰 자산이고 보가 없을 때도 농사는 지어왔다"라며 "청양을 이끌 미래세대를 위해서는 장기적 안목에서 보를 철거하고 자연을 지키는 게 후손을 위한 길"이라고 제안했다.



▲세종시민들 "정치적 세종보 철거 안돼"

오후 2시 세종시 한솔동주민센터에서 개최된 세종보 처리방안에 대한 설명회는 금강에 대한 시민들의 이용편익 문제가 집중 제기됐다.

조사·평가 기획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세종보 완전개방 시 수질과 수생태가 개선되고 물이용 측면에서도 제약이 적다며 세종보의 완전해체를 제안했다.

세종보 철거 경제성 분석(B/C 2.92)도 높게 나타나 보를 해체했을 때 얻는 편익이 높다고 발표했다.

이에대해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철거 반대의 뜻을 표명했다.

시민 엄광택(65·한솔동)씨는 "도시는 시민들의 휴식과 여가를 위해 편의시설을 만드는데 금강의 세종보 철거는 그러한 공간이 사라진다는 의미"라며 “시민들의 물이용 측면에서도 세종보를 존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우회 씨는 "참여정부 때 세종보를 계획하고 행복도시에 주택을 공급할 때는 친수공간이라고 홍보한 시설을 철거하려면 관계기관의 사과가 우선 있어야 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시민 이성용 씨는 "한강은 보를 세워 시민들이 수상레저로 이용하고 있는데 세종보만 철거해야 한다는 게 온당치 않다"라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밖에 양화취수장에 물 공급 대책과 금강보행교의 경관문제, 중부발전의 용수공급 등 시민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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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군 청남면사무소에서 개최된 백제보 처리방안 주민 설명회에서 주민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환경부 "물이용 대책 없이 보 해체·개방 없을 것"

이날 설명회에서 환경부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은 주민 의견을 수렴하면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바로잡았다.

백제보에서 빈번한 녹조에 대해서는 독소를 배출하는 녹조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당부했다.

세종보에서는 보 개방에 따른 양화취수장의 가동을 위해 올해 9억 원의 설계비를 확보했고 LH, 세종시와 함께 보완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수자원공사는 중부발전의 난방용수 역시 대청호 광역수도가 최근 연결돼 금강에서 취수해 정화하지 않고도 용수공급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달 발표된 보 처리방안으로 정책이 결정된 게 아니고 7월 구성될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재검토 및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양수대책이 우선 해결된다는 조건에서 보 개방이나 해체에 대해 검토하는 것으로 양수대책 없이 보 해체도 하지 않는다"라며 "설명회에서 접수된 의견은 앞서 기획위원회의 처리방안과 함께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상정돼 검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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