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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신축 야구장 유치전의 과유불급

입력 2019-03-20 10:59   수정 2019-03-20 10:59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다. 모든 일에 있어서 정도를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으로 논어에서 유래했다. 공자의 제자 자공이 "스승님, 자장과 자하 가운데 누가 낫습니까?"자장과 자하 모두 공자의 제자다. 이에 대해 공자는 "자장은 지나치고 자하는 미치지 못하지."라고 답했다. 자공이 반문했다. "그럼 자장이 낫습니까?" 이에 대한 공자의 답은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이다. 이것이 과유불급의 시작이다.



바둑에서는 집을 다투는 룰의 특성상 한집을 남기거나 100집을 이겨도 승리의 의미는 똑같다. 많은 집은 남긴다고 인센티브가 있는 것이 아니다. 야구나 축구처럼 1점차나 큰 점수 차로 이겨도 승점은 똑같은 경우다. 단지 꼭 이기고 싶은 상대라면 화끈하게 대마를 잡고 만방으로 이긴다면 승리의 쾌감이 배가되는 것은 논외로 치자. 수십 년째 대국을 즐겨온 바둑 애호가지만 미세하나마 우세한 국면을 스스로 망가뜨리거나 압도적으로 유리한 판세에서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 상대방의 대마를 포획하기 위해 무리수를 남발하는 과유불급의 욕심에서 초래하는 대참사다.



신문지면 편집에 있어서도 과유불급은 꼭 기억해야 한다. 비주얼이 강조되는 트렌드에서 사진이나 그래픽 등은 빠뜨릴 수 없는 편집의 중요 구성요소다. 하지만 너무 많은 화상의 배치는 지면의 가독성을 떨어뜨리면 산만하게 한다. 특히 간지 면은 특성상 비주얼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는 지면이지만 과도한 포토삽 작업은 자칫 신문지면이라는 정체성을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신문이라는 신뢰를 상실하고 광고지면으로 전락할 수 있어 과유불급이라는 말을 되새겨야 한다.



과유불급의 대표적 예로는 가뭄과 비를 들 수 있다. 연례행사처럼 되풀이 되는 가뭄에 단비가 언제 오나 일기예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다가도 폭우, 호우로 산사태가 나거나 침수피해를 입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즉 적당한 양의 강수량은 단비가 되지만 정도를 지나치면 재앙이 되는 것이다. 또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봤을 지나친 칭찬이나 호감 표현도 이에 해당한다. 오랫동안 병마와 싸운 사람보고 "얼굴 좋아 보인다. 동안이다. 몸에 좋은 것 찾아 먹는가 보다" 등등 과한 겉치레는 일견 놀림이나 얕잡아 보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



요즘 대전은 신축야구장으로 소란스럽다. 자치구 5곳 중 4곳이 유치에 뛰어들었다. 저마다 당위성과 입지의 적합성 등을 내세우며 삭발까지 서슴지 않는 모습은 분명한 과열양상이다. 이는 건립부지가 확정되더라도 탈락 자치구의 반발 등 적지 않은 후유증이 예고돼 심히 우려스럽다. 배수의 진을 친 듯한 자치구들의 유치활동은 도를 넘었다. 이들에게도 과유불급을 되새겨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건우 기자 kkan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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