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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대덕특구는 처음이지?] 나라의 기초는 과학… 과학자의 호기심을 응원해

특구 탐방, 기초과학연구원 편

한윤창 기자

한윤창 기자

  • 승인 2019-03-25 15:05

신문게재 2019-03-26 13면

사진3. IBS 본원 실험동 전경
IBS 본원 실험동 전경
"복도에 걸린 칠판마다 빼곡히 적힌 수식들에서 엿보이는 고뇌와 열정!"

갑천변에 자리한 기초과학연구원에서 가장 인상 깊게 살펴 본 복도 풍경이야. 연구자 연구실 유리벽도 다채로운 수식으로 가득하더라고. 만물에 대한 인간의 인지를 가장 선두에서 확장하고 있는 곳, 기초과학연구원의 연구자들은 인류의 앎을 넓히기 위해 궁리를 거듭하고 있다고 해.

지난 24일 찾은 기초연 건물은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IT 기업처럼 자유분방한 실내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어. 각종 편의시설이 곳곳에 놓인 통로 사이로 칠판과 유리벽에 쓰여 있는 기호들이 묘한 조화를 이뤘지. 다이닝 룸을 연상케 하는 연구원 공간에서 과학자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미래 연구시설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 사무실보다 일상적 공간에서 토론하다보면 발상이 잘 떠오를 때도 있는 것처럼 말이지.



기초연에는 전국에 모두 30개의 연구단이 있는데 이날 대덕특구 본원에서 만난 과학자는 지하실험연구단의 소중호 박사야. 지하실험연구면 비밀리에 연구를 하는 거냐고? 우주의 비밀을 연구하는 곳이라면 설명이 맞다고 할 수 있지. 정확히는 우주의 25%를 구성하고 있다는 암흑물질의 유력후보 찾기와 중성미자특성 연구야. 연구를 통해 우리가 몰랐던 물질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연구에 필요한 장비가 워낙 무거워 지하에 설비를 갖추게 됐다고 해.

소중호 박사는 "당시 국내에서 관련 실험 연구가 없어서 대학원 시절인 2005년부터 진취적으로 도전해왔다"며 "기초연이 설립돼 이처럼 거대 설비가 필요한 연구가 가능하다"고 말했어. 우리나라는 강원도 양양에 지하 700M 깊이에 실험실이 있고 정선에 1100M 깊이의 실험실을 추가로 짓고 있어. 미국·중국·이탈리아 등도 지하에 대규모 실험실을 갖추고 경쟁적으로 연구를 진행한다고 해.

기초연은 이밖에도 대전 신동지구에 들어서는 중이온가속기를 통해 원소의 기원 탐구와 새로운 동위원소 발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고,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 등 전국 곳곳의 연구단에서도 굵직한 연구 성과를 내왔어. 세계적 수준의 피인용 상위1% 논문 비율로 보면 기초연의 연구 성과는 4.39%야. 한국 평균이 0.79%고 세계 평균이 0.6%지.

과학적 호기심 그 자체를 지원해 인류사회의 진보를 이끌어내는 곳 기초연은 외국인 연구자가 27.8%(2018년 5월 기준)에 달할 정도로 국제적인 기관이야. 다양한 국적의 연구자가 함께 모여 첨단의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 IT 인재들의 성지가 구글인 것처럼, 기초과학을 좋아하는 친구라면 앞으로 기초연에서 연구를 꿈꿔보면 어떨까. 자신의 연구 분야를 흥미진진하게 소개하는 기초연 연구자를 만나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한윤창 기자 storm0238@

사진3. 지하실험 연구단 연구진
지하실험 연구단 연구진
사진3. 순수물리이론 연구단 연구진
순수물리이론 연구단 연구진.
지하실험연구단_클린룸
지하실험연구단_클린룸.
지하실험연구단_터널내부_360도
지하실험연구단_터널내부_360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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