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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유벨톤 심포니 오케스트라 2019

입력 2019-04-10 01:08   수정 2019-04-11 17:12
신문게재 2019-04-12 11면

오지희
오지희(음악평론가.백석문화대 교수)
지난 7일, 유벨톤 심포니 오케스트라 2019 첫 정기연주회가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열렸다. 음악회 주 레퍼토리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였지만, 전체적인 콘셉트는 "우리가 음악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연주자들의 고민과 음악감독의 깊은 속내를 드러낸 무대였다.

클래식 음악으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예술가에게 던져진 무거운 화두다. 일례로 좌석을 채우기 급급한 클래식 공연장의 현실은 대중음악의 인기와 흥행 뮤지컬, 대박 영화를 향한 거대한 쏠림과 대조적이다. 평생을 한길을 걸으며 노력한 군소 예술가들에게 설 자리가 녹록지 않은 것이 엄중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클래식 음악가의 처지가 상대적으로 위축된 상태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관객에게 다가서려는 노력은 쉽게 결실을 맺기 어려웠다.



그러나 창립 4년째를 맞이한 2019 정기연주회는 유벨톤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지속적으로 보여준 도전적인 행보가 작은 열매를 맺고 있음을 또렷이 보여주었다. 우선 작곡가 김권섭의 서곡 <혼돈 속의 질서>는 각각의 악기와 음색이 표현할 수 있는 비대칭성과 규칙성을 대조와 병치로 조합해 우주의 생성을 연상케 하는 긴장감 넘치는 음색을 만들어냈다. 관객의 몰입을 효과적으로 끌어내 서곡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이어서 히브리 노래 '신의 날'을 반주 없이 독창으로 부른 소프라노 김혜원과 브루흐의 '히브리 선율에 의한 아다지오, 콜 니드라이(Kol Nidrei)'를 협연한 첼리스트 유병혜는 원곡이 지닌 의미를 잔잔하면서도 표현력 있게 드러내 클래식 음악이 지닌 아름다움을 유려하게 전달했다.

마지막 작품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R. 슈트라우스가 니체의 소설을 음악으로 만든 교향시다. 서주 해돋이 장면의 장엄한 음악이 워낙 유명해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끝까지 들어본 사람 또한 거의 없는 곡이다. 그런 난곡을 유벨톤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한다고 했을 때 솔직히 우려스러웠다. 그러나 9개의 장면마다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자막을 띄우고 지휘자 김형수와 단원들이 합심해 열띤 태도로 연주하자 관객도 진지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때로 능숙한 실력이 부족해 연주가 어수선하기도 했으며 흐릿한 자막은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어렵고 진지한 클래식 음악에 관객이 마음을 여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들은 결국 음악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을 내렸다.
오지희(음악평론가·백석문화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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